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이다. 지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 다른 팀원들처럼 통근 거리를 핑계 삼을 만한 입장도 아니다. 왕복 4시간 반이 걸리니까.

매일 새벽부터 집을 나선다. 20분 정도 빠르면 30분을 일찍 도착하는 셈이다. 늘 자리에 앉아 미리 일할 준비를 한다. 그럼 팀의 지각 상습자 두 명이 들어온다. 처음엔 그들이 "집이 멀어서", "버스가 자꾸 밀려서"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후배가 그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매번 일찍 온다는 걸 알게 되면, 그런 설명들이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오히려 그 핑계가 무력해지는 순간을 그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각하며 들어오면서 내가 일하고 있으면 자꾸 째려본다. 미묘한 눈빛이다. 마주치는 시선에 담긴 감정을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어떤 불편함이 느껴진다. 성실함이 오히려 독이 되는 상황이다. 신입이 되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게 누군가에겐 무언의 질책처럼 작용하는 건 아닐까.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부장님은 내가 잘한다며 칭찬해 주신다. 일은 좋게 봐 주시는데, 정작 팀원들과는 어색해졌다. 처음부터 잘 어울릴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든다.

내가 너무 일찍 오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도처럼 장거리 통근이 필수인 지역에 사는 사람에겐 일찍 출발은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구조적 필수다. 10분 늦게 나가면 버스 한 대를 놓쳐서 도착 시간이 극적으로 밀린다. 반대로 10분 일찍 나가도 그 효과는 마찬가지로 극적이다. 거기서 사는 사람들만 아는 그 속사정이 있다. 단순히 "성실함"의 문제가 아니라, 거리와 대중교통이 만드는 강제성의 문제다.

지각하는 팀원들의 심정도 이해하려고 한다. 자신들의 습관을 두고 오래 거리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는데, 그보다 먼 거리에서 일찍 오는 후배가 생겼으니 그 설명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무언가 면죄부를 잃은 기분이 들 것이다. 불편해 보인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나한테 눈초리로 표현하는 건 공평하지 않다. 내가 일을 잘하고 출근도 잘하는 것이 누군가의 책임을 물어뜯는 행동은 아니니까.

직장은 사소한 행동 하나가 예상 밖의 갈등을 만드는 공간이다. 성실함이 미움으로 돌아오는 아이러니가 실제로 일어난다. 지각하는 쪽이 분명 규칙을 어긴다. 그런데 왜 규칙을 지키는 쪽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까. 누군가는 규칙을 지키고, 누군가는 규칙을 어긴다. 당연히 어기는 쪽이 잘못이다. 그런데 그 책임을 온전히 지키는 쪽이 진 이 구조. 이게 직장 내 많은 갈등의 원형인 것 같다. 지각이 문제인데, 성실함이 문제로 취급받는 이 역설 말이다.


📌 원문 발췌

왕복 4시간반 거리에서 와도 매번 20~30분 일찍 와서 일하는데, 지각하며 들어올 때마다 나를 째려본다.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