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직 신분인 글쓴이는 1년간 A직무를 맡다가, 선임의 추천으로 B직무에 도전하게 된다. 일은 벅찼지만 급여가 2배로 오르는 조건에 마음을 바꿔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7개월간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려 애썼다.
그 사이 회사의 경영진도 바뀌었다.
어제, 갑자기 달라진 경영진은 사전 고지 없이 A직무로의 복직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급여는 다시 절반으로 떨어진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글쓴이는 비록 황당했지만 A직무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어서 일단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임도, 간부도 어떤 경고도 주지 않은 채였다.
하지만 그날부터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급여 인하 때문만은 아니었다. 뒤척이면서 느껴지는 건 따로 있었다. 자신의 B직무 자리에 이전의 A직무 담당자, 즉 동료 한 명이 올라갔다는 사실이었다.
교체당했다는 느낌. 그 동료가 일을 잘하긴 했지만, 글쓴이 입장에서는 자신이 7개월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느낌이 드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런 반응은 드문 게 아니다. 직장 내 자존감 손상은 보통 급여나 직급 변화보다는 '내가 교체되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모멸감으로 전환될 때 발생한다. 처음엔 처우 문제로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사의 진정한 의미—자신의 가치 평가—를 깨닫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현재 성급했던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 왜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수락했을까. 이런 후회와 자책도 자연스러운 심리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심리적 압박 상황에서는 대부분 감정에 휘말려 서둘러 결정을 내린다. 지금 당사자가 스스로를 탓할 이유는 없다.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A직무로 돌아간다면 예전 담당자의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받을 게 뻔하다. 회사가 작지 않으므로 언제든 다시 인사조치를 할 수 있고, 이번 경험이 그걸 증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혹시 B직무의 정규 인사를 마련하기까지 자신을 임시방편으로 쓰는 건 아닐까 하는 의혹도 든다. 회식도 함께하던 간부가 아무 예고 없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게 신뢰를 뿌리째 흔들었다.
동료의 침묵도 마찬가지다. B직무를 처음 추천했던 선임은 왜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을까.
다만 지금 당장 결정을 내리는 건 위험하다. 감정이 가장 격한 시점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잠도 못 자는 상태에서는 객관적 판단이 어렵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일단 복직을 시작해보고, 상황을 더 지켜본 다음 진정한 결정을 내리는 것일 수 있다. 지금은 절대 그대로 있을 수 없다는 마음과, 그래도 다시 시도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간이니까.
📌 원문 발췌
그런데 바뀐 윗선 간부들이 갑자기 어제, 급여절반으로 깎이는 원래 직무인 A직무로 내려가라네요. 어떠한 사전 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한것부터 선임조차 어떤 힌트조차 주지않았던 점이 너무 기가 찹니다.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