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 유산을 겪은 교사가 교장의 출근 강요와 조롱성 발언을 신고했지만, 교육청 갑질심의위가 "증거 부족"을 이유로 기각하는 사건이 화제다. 한 익명 게시판에 공개된 사연을 보면, 직장 내 권력관계가 얼마나 일방적으로 작동하는지 드러난다.
진단 다음날 수술, 이틀 뒤 주말 출근까지
올해 창체부장을 맡은 *** 교사(이하 A)는 4월 1일 임신 8주차에서 유산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 권고에 따라 이튿날인 4월 2일 수술을 예약했고, 그 당일 조퇴와 다음날 병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4월 4일 토요일 아침, 교장(이하 B)은 A를 교장실로 호출했다고 전해진다. 그날로 예정된 '임원 리더십캠프'를 두고 "행사는 어떻게 할 것이냐" "부장 없이 진행할 수 없지 않냐" "일단 출근하고 컨디션을 보고 판단하라"는 말들을 쏟아냈다는 것.
수술을 마친 지 불과 48시간 만에, 몸이 전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말 업무를 강요받은 셈인 것으로 보인다. A는 결국 휴식을 포기하고 행사 업무를 수행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왜 지금 수술을 잡았냐'는 조롱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 A가 수업 결손 방지를 위해 차량 5부제 예외 적용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B는 추가 발언들을 했다고 알려진다.
"사유(임신)가 없어졌다" "아~ 사유가 생겼구나, 유산이구나!"라는 식의 말들이었다. 유산이라는 신체적·심리적 위기를 조롱하는 톤이었다는 점에서, 이것을 인권 침해로 읽는 사람들이 많다.
증거는 충분했는데... 심의위는 '갑질 아님'
A는 수집할 수 있는 모든 객관적 자료를 챙겼다. 유산 진단서, 수술 확인서, 정신과 진단서, 약 처방 내역 등. 이를 바탕으로 관할 교육지원청에 갑질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최근 갑질심의위원회의 판정은 예상 밖이었다. 심의위는 이렇게 밝혔다고 전해진다: "행사 참여 권고 취지의 발언 사실은 일부 확인되었으나, 강압적 분위기에서 압박하였다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
즉, A가 제시한 증거들은 '유산 사실'만 입증할 뿐, 교장의 말이 "얼마나 강압적이었는지"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갑질이 아니라고 결론 지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밀폐 공간에서의 말은 누가 증명하나
여기서 드러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교장실은 폐쇄된 공간인 것으로 보인다. 제3자가 없고, 녹취도 일반적이지 않다. 그런데 심의위가 요구하는 "강압적 분위기의 객관적 증거"란, 사실상 그 공간 밖의 사람이 입증할 수 없는 것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피해자에게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과 같다. A는 이미 유산 사실을 증명했고, 출근을 강요받은 일도 인정되었다. 그렇다면 "왜 추가로 또 다른 증거를 요구하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제도는 누구를 보호하는가
직장 내 언어적·심리적 압박을 폭력으로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신고한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서의 발언을 일일이 입증해야 한다면? 실질적으로 피해자 보호는 불가능해 보인다.
당신의 몸과 마음이 가장 취약했던 순간, 권력을 가진 사람이 한 말들. 그것을 '증거 부족'으로 걸러낸 제도의 구조. 이것이 현재 갑질 심의 체계가 남기고 있는 빈틈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행사 참여 권고 취지의 발언 사실은 일부 확인되었으나, 강압적 분위기에서 압박하였다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