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2년을 함께 일해온 직원으로부터 예고 없이 퇴사 의사를 전달받았다. 처음엔 인수인계나 개선 기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 사직을 철회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 사장은 그 이유를 듣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의 설명은 예상과 달랐다. 월급이 부족하거나 근무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게 아니었다. 자신이 일하고 싶은 방식으로 일할 자율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물어보니 두 가지 불만이 나왔다.

하나는 업무 개입의 문제였다. 직원은 어떤 업무든 시작부터 끝까지 사장이 관여한다고 느꼈다. 일의 방향성부터 진행 과정, 최종 결과까지 매번 사장의 판단과 의견이 개입된다는 의미였다. 채용 당시엔 이 직원의 능력을 믿고 맡겼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신뢰보다 감시에 가까워 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피드백의 질 문제였다. 일을 잘못했을 때 개선할 기회를 주기보다는 계속해서 결점을 지적받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완벽할 때까지 틀린 부분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직원은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격려는 고사하고 인정조차 받지 못했다는 무감한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말을 들은 사장은 깊은 자기반성에 빠졌다. '내가 너무 관여했던 건 아닐까', '지적이 과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반복됐다. 실제로 그 직원에게 얼마나 많은 잔소리와 간섭을 했는지, 그것이 어떻게 느껴졌을지 생각해보니 불편한 진실이 떠올랐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떨어지지 않는다. 실수를 그냥 두는 게 정답인가. 품질을 관리하지 않고 비즈니스를 운영할 순 없지 않은가.

사실 소규모 사업장의 리더는 다른 입장에 놓여 있다. 큰 기업처럼 여러 계층의 검토자와 품질관리팀이 있지 않다. 직원 한 명의 실수나 부주의가 전체 사업의 신뢰도를 흔들 수 있다. 결국 사장이 마지막 책임자면서 동시에 모든 과정을 감시해야 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도 모르게 업무 개입이 자주 생기고, 실수를 방지하려다 보니 지적이 늘어난다. 사장의 행동은 사업 존속을 위한 당연한 선택에 가깝다.

그런데 양쪽이 같은 상황을 정반대로 본다는 게 문제다. 사장 입장에서는 '책임감 있게 챙기는 관리'인데, 직원 입장에서는 '신뢰하지 않는 감시와 간섭'으로 느껴진다. 둘 다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소통이 되지 않으면 관계는 점점 피폐해진다. 직원은 위축되고, 사장은 더 관여하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딜레마에서 쉬운 답은 없어 보인다. 품질을 관리해야 하지만 직원을 신뢰해야 하고, 실수를 지적해야 하지만 격려도 함께 가야 한다. 자율을 줘야 하지만 책임은 물어야 한다. 리더의 자리란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흔들리지 않고 지켜내야 하는,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위치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채용을 했으면 믿고 맡겨줘야 하는데. 하는일마다 사사건건 관여를 해서 싫다네요. 계속 지적을 해서 자존감이 없어졌다고...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