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행사의 기록을 위해 영상 제작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리 준비한 30분짜리 티저 영상이 행사장의 대형 스크린에 띄워지자, 현장 분위기는 좋은 방향으로 시작되었다. 촬영팀을 구성하며 현장을 둘러보던 중, 한 가지 눈에 띄는 장면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중앙의 최적 위치에 자리 잡고 촬영 중인 인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에서 따로 섭외한 '메인 촬영 전문가'인 것으로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한 가지 계획이 떠올랐다. 나중에 그 영상도 받아서 자신의 측면 앵글과 섞어 교차 편집하면, 훨씬 풍부한 화면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정가운데 구도는 그 촬영가에게 맡기고, 자신은 측면에서 꾸준히 다양한 앵글을 담아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비 선택도 이 전략에 맞춰 진행되었다. 무겁고 부피 큰 기존 카메라 대신, 더 가볍고 기동성 좋은 모델을 선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야외 행사 특성상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을 계속 촬영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까지 챙겨 착장했지만, 한 점 그늘 없는 복사열은 예상보다 훨씬 가혹했다고 전해진다. 행사가 끝날 무렵에는 진짜로 쓰러질 지경이었다는 평가였다. 비상용으로 준비한 손 선풍기도 지속력은 끝까지 유지되었지만, 실제 냉각감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어렵게 마친 촬영의 결과물을 받으려면 또 다른 협의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행사 종료 일주일 뒤, 주최 측과의 통화를 거쳐 메인 촬영팀으로부터 영상 파일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받은 파일들을 재생했을 때,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무려 50개의 영상 클립이 도착했는데, 그것들이 모두 심각한 노출 과다 상태였다. 하늘도 흰색, 바닥도 흰색, 무대 위 출연자들의 얼굴은 회복할 수 없는 흰 빛 덩어리로만 표현되어 있었다. 어렴풋한 실루엣을 통해 어느 정도 구도의 윤곽을 짐작할 수는 있었지만, 정중앙의 명당 위치라고 예상했던 구도도 맞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카메라가 고정된 상태였음에도 앵글 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흔적이 여실히 남아 있었다.
더 놀라웠던 건 촬영에 사용된 장비였다. 현장에서 본 그 촬영가는 고가 영상 전문 카메라에, 전문가용 외장 모니터까지 장착하고 있었다. 영상 산업에서는 그런 구성을 갖춘 사람을 보면 보통 확실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게 마련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초반의 기대는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받은 데이터는 그 기대를 철저히 배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 편집 소프트웨어를 열어서 어떻게든 복구를 시도해봤지만, 기껏해야 한복 치마의 색상만 희미하게 살아날 뿐이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차라리 구형 휴대폰이나 구형 스마트폰으로 찍은 화질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전해진다. 야외 환경에서의 강렬한 햇빛이 만든 과노출은, 아무리 고급 장비와 후보정 기술을 동원해도 복구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노출을 올바르게 설정하지 않은 채 계속 촬영한 이유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자동 노출 모드를 사용했다면 나았을 터인데, 어떤 수동 설정이 이 지경을 초래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자신의 촬영 분량이 4K 해상도로 약 50GB에 달하는 2시간짜리 데이터였다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것이 없었다면, 이번 행사의 영상 기록은 거의 남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서브 포지션이었던 만큼, 정중앙에서 바라본 본격적인 구도의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 그것으로 보인다. 이 경험은 향후 비슷한 협력 프로젝트에서 사전에 담당자와 결과물의 기준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샘플 영상까지 체크해보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장비의 사양과 실제 촬영 능력이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경험이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노출 과다' 하얀색 영상 50개가 이메일로 배달된 것입니다. 고급 영상 카메라에 전문가용 모니터까지 장착하고 계시길래 엄청난 전문가인 줄 알았는데, 이건 구형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화질보다 못합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