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회사라는 게 원래 이렇게 벅찬 걸까.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이름도 기억 못 하고, 자리도 헷갈리고,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도까지는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회사의 온보딩은 정말 최소한으로 준비되어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회사 규정을 배우거나, 시스템에 접근하는 방법을 배우거나, 가장 기본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배울 기회가 전혀 없었다. 종일 데스크에 앉아 있으면서 할 일을 기다리기만 하는 상황이 얼마나 심리적 압박인지는 실제로 그 자리에 있어본 사람만 안다. 많은 회사에서 신입 온보딩이 이렇게 부실한 현실은 결국 신입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단톡방 문제가 터졌다. 팀 단톡방에 초대는 받았는데, 그 알림을 놓쳤거나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단톡방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고, 그때쯤 팀원들은 이미 대화를 진행 중이었다. 당연히 인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인사를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내일 출근해서 직접 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하루를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그 선택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는 다음날 알았다. 팀원들 사이에서 '우리 신입은 인사도 안 하네'라는 평가가 나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줄의 인사 메시지만으로도 첫인상이 이렇게 결정되는 직장 문화가 과연 합리적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3개월의 수습 기간이 남아 있다. 정규직 전환 평가를 받기 전까지 이 낙인이 계속 따라다닐 텐데, 이미 직장에서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첫날의 작은 실수 하나가 앞으로 3개월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게 두렵다. 특히 정규직 전환이라는 관문 앞에서 이미 마이너스로 시작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생긴다. 회사에서 신입을 평가할 때 능력이나 태도의 개선 여부만 보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 보인다. 첫날 한 줄의 인사로 이미 어떤 사람인지를 정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뭘까. 일단 단톡방에 인사를 하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하루가 지났는데 지금 인사를 하면 더 어색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도 있다. 이런 선택이 또 다른 오판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생긴다. 어떤 타이밍과 어떤 방식으로 인사할지,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실수를 하지 않을지 하는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회사 동료들 앞에서 업무 성과로 신임을 쌓아가는 것만으로도 부족한데, 이렇게 일상적인 예절 부분까지 평가받아야 한다는 게 신입이라는 신분 자체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생긴다. 신입 사원의 작은 실수를 이렇게 크게 평가하는 직장 문화가 정말 필요한 걸까. 첫날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상황에서 인사 예절을 기대하는 건, 신입이 모든 걸 스스로 알아서 챙기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수습 기간을 통해 신입이 실제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많은 회사에서는 신입의 인격이나 태도를 선입견으로 평가한 후, 그 선입견 안에서 모든 행동을 해석하려고 한다는 점이 문제처럼 느껴진다. 결국 신입은 완벽해야 하고, 실수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압박이 생기는 것 같다.


📌 원문 발췌

오늘 첫 날인데 업무 하나도 안알려줘서 방치 중이고, 단톡방 초대를 받았는데 모르고 있었거든 인사를 못 했습니다.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