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물류센터 구조를 보면 여러 층위의 업무 구분이 있다. 입고·출고·반품 처리 같은 대분류부터 시작해서, 각 파트 내에서도 다시 세부 직무로 나뉜다. 처리하는 업무의 특성이 다르면 당연히 임금도 달라진다고 여겨져 왔다. 예컨대 특정 구역의 상품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허브 파트는 기본 최저시급보다 시간당 2000원 가량 더 받는다는 게 보도돼 왔다. 이런 식의 차등 임금이 업계 관례처럼 자리 잡아 있다.
하지만 입고 파트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상함을 알 수 있다. 이곳의 모든 직무가 최저시급으로 통일되어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을까.
트럭에서 상자를 내리는 하차. 내려온 수십, 수백 개 상자를 정해진 위치에 배치하는 진열. 상자를 뜯어서 내용물을 시스템에 기록하는 입고 데이터 작업. 상자를 뜯어서 바코드를 부착하는 라벨 작업. 그리고 하루 종일 파레트와 상자를 옮기는 워터(파레트 운반 담당자)까지. 같은 '입고'라는 틀 안에 다섯 가지, 어쩌면 여섯 가지 이상의 구분되는 직무가 존재한다.
이들의 신체 부하는 정말 같을까. 한 익명 게시판 글쓴이는 "제일 힘든 건 하차나 워터"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왜일까. 하차는 근무 시간 내내 반복되는 동작인 것으로 보인다. 상자를 들어올리고, 내리고, 또 들어올리고를 계속하니 척추에 가해지는 누적 부하가 심하다. 손목과 어깨도 마찬가지. 워터 업무도 비슷하다. 수백 개의 파레트와 상자 묶음을 이동시키는 게 하루 일이니, 다리와 허리는 거의 쉬지 못한다.
반면 바코드나 데이터 입력은 어떨까. 반복 작업이고 눈의 피로는 있지만, 척추와 관절에 미치는 즉각적인 손상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장기간 했을 때 누적 피해는 있겠지만, 하차나 워터와는 다른 층위라는 게 현장의 평가다.
이렇게 명확한 차이가 있는데도 같은 임금을 받는 이유가 뭘까. 지금까지는 '입고'라는 대분류 아래라면 모두 최저시급으로 처리되어 왔다는 관례일 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동일임금 원칙이 현장에 적용되면 어떻게 될까. 이건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딜레마로 보인다. 한 글쓴이가 던진 질문이 핵심을 찌른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더 주겠다고 하지 않을 텐데, 그럼 어떻게 풀어나갈 건가."
만약 하차와 워터에 높은 임금을 책정하고, 바코드와 데이터 입력은 낮춘다면, 그건 사실상 일부 근로자의 임금 인하를 의미할 수 있다. 총 인건비를 유지하면서 차등을 만들 수밖에 없다면 말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임금을 깎을 수 있을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동일 노동'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은 '같은 일을 했으면 같은 돈을 준다'는 원칙을 담고 있지만, 실제로 '같은 일'이 뭔지는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는다는 게 과제다. 노동의 강도? 난이도? 위험도? 숙련도? 이 모든 걸 한꺼번에 고려해야 하나, 아니면 따로 봐야 하나.
***의 물류센터 사례는 이 질문의 복잡성을 드러낸다. 법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기업과 근로자 사이에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노동의 조건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메커니즘이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 원문 발췌
제일 힘든건 아무래도 박스 하차나 워터쪽인데, 이쪽을 기존 최저(최고) 시급 주고.. 나머지는 낮아지려나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