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후임자가 첫 출근했다. 맞춤돌봄 서비스 분야에서 이미 사회복지사 경력을 쌓은 사람이라고 해서, 기본 운영 체계 정도는 빠르게 배우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물려줄 게 이렇게 많다니.

체계적으로 설명을 시작하자마자 후임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모든 게 처음 듣는 얘기네요."라는 말이 나왔을 때, 이제 깨달았다. 경력사 출신도 "처음"이라고 할 만큼 현장마다 고유한 시스템이 쌓여 있다는 것을. 나는 그걸 당연하게 습관처럼 해왔지만, 다른 센터에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사실 어떤 직종이든 마찬가지일 거다. 공식 매뉴얼이나 정규 교육 프로그램에는 절대 담기지 않는 노하우들이 있다. "클라이언트 분이 월요일에 이런 패턴을 보일 때는 이렇게 대응해야 효과적"이라거나, "이 상황에선 공식 절차보다는 우리 센터만의 방식이 훨씬 빠르다"는 식의 것들 말이다. 한두 달의 인턴십이나 교육 과정으로는 절대 습득 불가능하다. 몸으로 부딪히며 몇 년을 거쳐야만 터득되는 현장의 진짜 지식이다.

자잘한 팁이 이렇게 많다는 건 내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촘촘하게 이곳에서 일했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한 항목을 설명하다 보면 또 다른 예외 상황이 떠올랐고, 그걸 어떻게 처리해왔는지 일일이 풀어서 설명해야 했다. 체크리스트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게 아니라, 실제로 마주쳤던 상황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아, 그리고 이 경우도 있었어. 그때는 이렇게 했고..."라는 식으로 꼬리를 물며 계속되었다.

점심시간도 없었다. 한 가지 설명이 끝나면 또 다른 질문이 터져 나왔고, 그걸 설명하다 보니 화장실 다녀올 틈도 없었다. 입사 이후 이렇게까지 바쁜 하루는 처음이었다. 아이러니한데, 이제 떠나는 날이 가장 열심히 일한 날이 되어버렸다는 게.

후임자는 계속해서 "어? 이것도 이렇게 처리하나요?"라고 물었고, 나는 "응, 여기서는 이렇게 해"라고 대답했다. 그 반복되는 대화 속에서 느껴진 건, 내 업무의 결과물이 단순히 서류나 수치에만 남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지금 내가 설명하는 모든 노하우가 후임자의 머릿속에 저장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 그 다음 사람에게도 전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누적되는 뭔가가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후임자에게 중요한 당부를 남겼다. "한 가지 절대 하면 안 되는 질문이 있어요. '왜 퇴사하세요?'는 물어보지 마세요." 왜냐하면 나는 미소 지으며 "대선 출마하려고요"라고 답하게 되거든. 동료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퇴사 당일까지도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웃음이 있다는 게 이 일의 제일 큰 수확이었다.


📌 원문 발췌

모든것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ㅎㅎㅎ 자잘한 팁이 너무 많다는것은 제가 오래 일했다는 뜻이겠죠;;; 입사 이래 가장 열심히 일한 날...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