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친구의 대기업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의 심정을 담담히 풀어냈다.
처음엔 기뻐했는데, 그 뒤 알게 된 정보가 축제 기분을 흐리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회사에 이미 친하던 대학 동기가 다니고 있었던 것. 게다가 둘은 취업 준비 과정에서 함께 스터디를 했었다. 이 사실들이 연결되는 순간,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혹시 인맥이 작용한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 근거들
취업 시장이 경쟁 일색이 되면서, 타인의 성공은 더 이상 순수한 축하의 대상이 아니게 됐다. 합격자를 보면 '실력'보다 '인맥'을 먼저 떠올리는 심리가 자리 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친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조건을 따져보면서 글쓴이의 눈에는 몇 가지가 걸렸다. 이미 그 회사에 내부자(동기)가 있었다는 점. 둘이 함께 준비 과정을 거쳤다는 점. 그리고 대기업들이 신입 채용에서 내부 추천이나 레퍼런스 제도를 실제로 운영한다는 일반적 상식까지. 이 세 가지가 하나의 논리적 의심처럼 엮여 간다.
만약 친구가 떨어졌다면 이런 의심은 애초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합격이라는 결과 앞에서, 우리 눈은 자꾸만 인맥의 흔적을 찾게 된다.
하지만 근거가 증거일까
여기서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 보자. 동기가 그 회사에 재직 중이고, 둘이 함께 스터디를 했다는 사실이 정말 친구의 채용에 인맥이 직접 작용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대기업의 신입 채용은 보통 여러 단계를 거친다. 서류 심사, 필기 시험, 면접, 최종 합격. 내부 추천 제도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합격의 필수 조건이거나 절대적 영향력을 미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다르게 해석할 여지도 충분하다. 친구와 동기가 같은 스터디 그룹에 속했다는 것은, 그들이 충분히 준비된 지원자 집단에 있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같은 수준의 사람들과 함께 준비를 거쳤다는 것 자체가, 합격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신호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 공식: 성공 = 인맥일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의심이 계속 피어나는 건, 결국 심리의 문제다.
취업 시장에서 탈락한 경험이 쌓일수록, 같은 연령대 누군가의 합격 소식은 점점 더 믿기 어려워진다. 특히 대기업 입사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성공의 증명'처럼 받아들여진다. 공정한 경쟁을 거쳐 합격했다고 믿고 싶지만, 입사 시험에 자신의 성적이 반영되지 않은 현실에서 그 믿음은 자꾸만 흔들린다.
그리고 그 흔들림이 타인의 성공에 운이나 인맥의 흔적을 찾게 만드는 것 같다. 같은 조건을 두고도, 보는 사람의 현재 심리 상태에 따라 그 사건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친구의 성공이 축하할 만한 일이면서 동시에 의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처럼 모순된 감정이 한데 뒤섞여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인 근거 없이도 의심이 먼저 드는 현상은, 우리 사회의 취업 문화가 얼마나 경직되고 압박적인지를 드러내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한다.
📌 원문 발췌
친구가 대기업 붙었는데 보니까 친구랑 친한 대학 동기가 이미 그 대기업 다니고 있었고 둘이 같이 스터디도 했었더라고 친구가 이번에 합격하는 과정에서 약간 인맥 들어간거 아니야?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