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7년째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절대 꺼낼 수 없는 마음의 무게가 있다. 남편의 '집안 규칙'인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그저 깔끔한 성격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애할 때는 남편이 단정하고 정돈된 사람이라는 것만 느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결혼식을 올리고 3개월쯤 되는 순간, 사소한 것들이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화장실 수건부터 시작됐다. 수건을 거는 방향이 정해져 있었고, 접는 방법도 정해져 있었다. 내가 다르게 하면 남편은 말 없이 나타나 직접 고쳐놨다. "이렇게 해야 돼"라는 말과 함께. 처음엔 그 정도겠지 하고 넘어갔지만, 시간이 지나며 규칙은 점점 더 많아졌다.

식탁 위의 음식 배치도 정해져 있었다. 국은 오른쪽, 반찬은 왼쪽, 밥은 정면에. 급할 때 대충 차리다가 그 위치를 어기면, 남편의 눈빛이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말을 하지 않는데도 그 시선이 훨씬 더 무섭게 느껴졌다. 남편은 조용히 밥을 먹고 방에 들어가버렸다. 리모컨이 놓이는 자리도, 소파의 쿠션 위치도, 아이 옷을 색깔별로 정렬해 거는 방식도 모두 정해져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이유를 물어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왜 그렇게 해야 하나요?" 그러면 돌아오는 답은 늘 같았다. "집안이 어지러우면 마음도 어지러워지잖아."

시간이 흐르며 내가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엔 피곤해서 수건을 대충 걸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 다음날 아침이면 이미 정렬되어 있었다. 남편은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저 침묵할 뿐이었다. 그 침묵이 가장 큰 압박이었다. 지난주였다. 퇴근해서 피곤에 쩌들어 수건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는데, 다음날 남편이 일찍 일어나 수건을 다시 정렬해놨다. 그리고 아침 내내 말이 없었다. "뭔가 있으세요?"라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아니"뿐이었다.

7년 동안 이것이 반복되었다. 규칙을 지키면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 규칙을 어기면 하루종일 침묵. 이제 내가 집에서 무언가를 할 때마다, 행동하기 전에 머릿속으로 먼저 확인한다. 수건이 맞는 방향인지, 소파 쿠션이 제자리인지, 리모컨이 어디 있어야 하는지. 내 집인데 내가 매사마다 확인하고 허락을 구하는 심정인 것으로 보인다. 언제부턴가 스스로 결정하는 행동이 줄어들었다. 남편의 규칙을 어기지 않으려는 무의식적 점검이 자동화되어버렸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은 자신이 규칙을 강요하고 있다는 인식이 없어 보인다. 미안해한 적도 없다. 이게 더 답답하다. 규칙이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사는 듯하다. 만약 내가 "이게 강박증은 아닌가요?"라고 꺼낸다면 돌아올 답은 뻔하다. "나는 그냥 깔끔한 것뿐이야." 가깝게 지내는 친구나 시어머니에게도 이 말을 꺼낼 수 없다. 말하면 "그게 뭐가 문제냐"며 이해받지 못할 것 같다. 결혼 7년 만에 처음 이 마음을 글로 표현해본다. 이것 자체가, 내가 얼마나 이 상황 속에 갇혀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 원문 발췌

말은 안 하는데 눈빛이 달라짐. 그 눈빛이 더 무서워. 규칙을 내가 안 지키면 그날 하루 조용해진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