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라는 가족 행사는 준비가 많고 분위기도 엄숙한 편인 것으로 보인다. 묘지에서 돌아온 후 음식을 차리고 함께 나누는 것이 관례다. 한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에 따르면, 시아버지는 이 날 예고 없이 여자친구를 데려왔다고 한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순간적으로 얼어붕었을 것으로 보인다.
큰동서는 어색하다는 표정을 내보였다. 인사도 짧게 나누고 곧바로 부엌으로 자리를 옮겼다. 남편은 눈치를 보다가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예상 밖의 상황이 터졌을 때, 사람들은 보통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자리를 피하거나, 침묵으로 자신의 불편함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습이나 규칙에서 벗어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대부분이 취하는 보편적인 태도라는 평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달랐다. 부엌에서 국그릇을 들고 나왔다. 어머니의 자리 옆에 수저를 하나 더 놓고, 국을 떠서 그릇에 담아 드렸다. 거창한 말이나 감정적 표현도 없었다. 단지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인 것으로 보인다. 그 행동은 상황을 순간적으로 부드럽게 만들었다고 한다. 침묵 대신 실질적인 행동으로, 거리 대신 포용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왜 그렇게 했는지 깊이 있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아버지가 혼자 몇 년을 지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누군가의 곁에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이가 들어서도 그런 인연을 갖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관례적인 불편함이나 세간의 눈보다는 현실 앞에서의 실질적 포용을 선택했던 것 같다고 본인은 회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돌아온 후 남편이 한마디를 했다고 한다. "오늘 너 좀 멋있었어." 그 말이 필자를 웃게 했고, 동시에 뭔가 착잡한 기분도 들었다고 한다. 시댁 행사에서 가장 어른스러웠던 사람이 자신이 되었다는 게 과연 기뻐할 일인지, 아니면 왜 이런 것으로 칭찬을 받아야 하나 싶은 감정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연해야 할 것이 특별히 칭찬받는 순간에 느껴지는 그 어떤 무거움 말인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연에는 흥미로운 역설이 담겨 있다. 가장 불편한 위치에 있었을 며느리가, 정작 가장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행동했다는 점으로 보인다. 가족의 관습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의 상황 앞에서 순간적으로 선택한 어른스러움. 그것이 장황한 설득이나 말보다 훨씬 강력한 메시지로 모두에게 전달되었다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예의 바른 행동'이라기보다는, 현실의 복잡함을 아는 어른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동시에 가족 내에서 이 정도의 행동이 특별히 칭찬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 자체가 씁쓸하다는 의견도 함께할 만하다.
📌 원문 발췌
아버님 혼자 몇 년을 지내신 거 뻔히 아는데 뭐 어때요. 어머님 자리 옆에 수저 하나 더 놓고 국 떠다 드렸어요. 집에 와서 남편이 당신 오늘 좀 멋있었다 하는데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