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가 마주하는 가장 흔한 장면 중 하나다. 양쪽 본가가 모두 30분 거리 안에 있으니, 반찬을 챙겨주는 손길도 둘 다 자주 닿는다. 한쪽은 친정에서 한쪽은 시댁에서. 냉장고는 자연스럽게 두 집의 음식이 공존하는 공간이 된다.
글쓴이는 결혼 전부터 자취했고, 친정엄마는 늘 밑반찬과 김치를 챙겨줬다.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 남편도 친정음식을 "잘하신다"며 자연스럽게 먹었다. 문제는 시댁 반찬이었다.
간이 들쭉날쭉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떤 때는 너무 짜고, 어떤 때는 너무 싱거웠다. 시어머니도 스스로 "음식 못 한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콩나물은 간을 거의 하지 않아 비린내가 났고, 글쓴이 남편도 먹지 않고 버린 적이 있다. 볶음류 반찬은 너무 짜서, 글쓴이가 직접 재료를 더 넣고 양념을 다시 맞춰 먹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둘이 함께 밥을 먹을 때는 두 반찬을 섞어 덜어 먹었다. 하지만 글쓴이가 혼자 밥을 먹을 때는 자연히 친정반찬을 꺼냈다. 남편이 주말 약속으로 나갈 때, 글쓴이가 밥을 차려 먹으려고 하자 남편이 물었다. "왜 우리 반찬은 안 먹냐고?"
냉장고 정리가 문제를 터트렸다. 주말 여행을 앞두고 남은 반찬들을 정리하게 되자, 시댁반찬이 훨씬 더 많이 버려졌다. 함께 밥 먹을 때 친정반찬은 계속 리필되는데 시댁반찬은 남편도 잘 안 먹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순간 남편이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분 나쁘다."
더 황당한 건 따로 있었다. 남편이 혼자 라면을 끓여 먹을 때는 친정 김치를 그대로 펼쳐 놓고 먹었다. 글쓴이가 이를 지적하자, 남편은 돌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넌 항상 친정반찬만 먹지 않냐. 과일도 그렇고. 왜 우리 반찬은 자꾸 무시해?"
과일까지 엮이게 되었다. 시댁은 주로 보관이 잘되는 과일(사과, 배, 귤)을 주고, 친정은 제철 과일(딸기, 블루베리, 복숭아, 샤인머스켓)을 보냈다. 보관이 잘 안 되니 친정 과일을 먼저 먹는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남편은 과일을 거의 먹지 않으면서도, 마치 글쓴이가 시댁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처럼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간이 더해지자, 과거의 상처까지 소환되었다. 1년 전, 글쓴이가 임신했을 때다. 유산 위험이 있어 안정기가 될 때까지 양가에 알리지 않기로 했었다. 입덧이 심했던 그 시간, 친정엄마의 김치찌개가 자꾸만 생각났다. 하지만 부모님은 해외여행을 떠나 있었다. 남편은 시댁 김치찌개를 가져왔다. 글쓴이는 먹으려고 했지만, 몇 입 먹고 토해냈다. 아기는 결국 안정기가 오기 전에 떠나보내졌다.
그 모든 일을 쌓은 채, 남편은 지금 "왜 우리 반찬만 안 먹냐"고 묻는다. 한 익명 게시판의 글쓴이가 반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신도 시댁반찬 잘 안 먹잖아요. 라면 먹을 때도 친정 김치 찾고, 과일도 안 먹으면서?" 이 질문 앞에서 남편의 대답은 없었다. 반찬의 맛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감정이 흐르고 있다는 걸 둘 다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 원문 발췌
남편도 시댁반찬 잘 안 먹는데 나한테 기분 나쁘다 함. 남편 혼자 라면 끓여먹을 때도 친정 김치 쫙 펴놓고 먹음.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