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은 ***에, 남편 본가는 ***에 있고 신혼 집은 둘 사이에 있다. 신혼 며느리의 일정표에 빨간 동그라미가 두 개 생겼다. 하나는 친정 엄마의 음력 생일, 다른 하나는 시댁 친척의 칠순 잔치. 같은 날이었다. 남편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쪽 생일은 재조정하고, 시아버지 형님 행사에 맞추자." 이 한마디 뒤에는 결혼 전부터 차곡차곡 쌓인 '당연함'들이 숨어 있었다.
아내는 평소 어른들 앞에서 편하고 밝다고 알려진 사람이었다. 시부모님은 좋은 분들이고, 선을 잘 지켜주시며 예뻐해 주신다. 하지만 자신의 친정은 달랐다. 제사도, 친지 모임도 없는 집. 결혼 후 처음 맞닥뜨린 남편 쪽의 가족 문화는 낯설었다.
연애 중 남편이 처음 던진 초대장은 자신의 아버지 쪽 친지 약 10명과의 식사였다. 일년에 두 번 규칙적으로 모인다고 했고, 결혼 예정이니 상견례 겸사겸사 와달라는 것이었다. 아내는 좋은 마음으로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행사에서 그는 주인공처럼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분위기를 밝게 이끌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문제는 그 뒤였다. 아내가 선물 준비에 신경 쓰고 분위기를 챙긴 것들을 남편은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수고했어"라는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첫 크다란 싸움이 터졌다. 아내는 명확히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가 하는 이 모든 게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인데, 당연하게만 받으면서 감사도 못 하면, 다신 당신 가족들 앞에서 이런 나를 보지 말아라."
결혼식을 앞두고 남편은 또 다른 친지 모임이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형님들이 신부를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아내는 직장이 바빴고, 결혼 준비로 초 예민한 상황이었다. 우리 쪽 친정은 남편을 이런 자리에 초대한 적이 없었다. 직계도 아닌 형님들의 모임을 위해 시간을 내라는 게 이해가 안 갔다. 아내는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자 그 모임은 열리지 않았다.
신혼생활이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또 하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아버지 형이 칠순을 맞는다는 것이었다. 시댁의 거의 모든 식구들이 참석하는 큰 행사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며 우리 쪽은 유연하게 재조정할 수 있을까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물음이 나타난다. 신혼부부에게는 '시댁의 어느 선까지가 며느리 역할에 포함되는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직계가족(시부모님, 시형제) 행사와 시댁의 친척(시아버지의 형) 행사는 다르다. 명절 때 시부모님을 뵙는 것과 시부모님의 친척까지 챙기는 것은 별개다. 그런데 이런 경계가 처음부터 합의되지 않으면, 한쪽은 '당연히 가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왜 내가?'가 된다.
아내가 느낀 불편함은 정확히 이 지점이었다. 결혼 전부터 '당신 가족을 만나줄 수 있겠냐'는 물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매번 호의로 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어느순간 그 호의는 '당연함'으로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칠순 잔치 앞에 친정 엄마 생일을 미루라는 제안은 그동안의 모든 것이 응축된 한마디가 되어 버렸다.
신혼초기는 부부가 '우리의 기준'을 정하는 시간인 것으로 보인다. 시댁과의 거리, 각 행사의 무게감, 어디까지의 참석이 기대되는지—이 모든 것이 처음 결혼한 두 사람 사이에서 대화되고 합의되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경우 이런 대화는 건너뛴다. 대신 '당연히'라는 단어로 무마된다. 결국 작은 요청 하나가 몰려 있던 불만의 단초가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가족을 소중히 하는 태도는 좋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것이 일방적인 양보와 당연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신혼 초, 일정 하나가 아내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 가족이 당신 가족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 이런 정서가 반복되면, 나중에 시댁을 받아들이기는 더 어려워진다. 신혼부부에게는 감정싸움이 아닌 실질적인 기준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 원문 발췌
물론 요즘같은 정없는 세상에 가족 친지들끼리 화목하게 가깝게 지내는거 저 너무 좋은데, 저희까지 꼭 참여하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하는게 잘 이해가 안갑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