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 게시판의 글쓴이가 자신의 심리를 스스로 고백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댁을 혐오하는 것은 괜찮지만, 자신의 새언니나 올케가 자신을 혐오하면 참을 수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입장은 한 문장 안에 양립 불가능해 보인다.
더 구체적으로, 글쓴이는 시댁이 "우리는 시짜 아니야"라는 말을 할 때는 역겹다. 그런데 자신은 새언니, 올케에게 똑같은 말을 직접 내뱉는다. 관계도 상황도 문맥도 같다. 화자만 다르면 평가가 정반대가 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시짜"라는 표현이 처음 생겨났을 때는 며느리의 고통을 드러내는 공감의 언어였다. 온라인에서 시댁 갈등을 나눌 때 피해를 정당하게 표현하는 수단이었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글쓴이의 경우, 같은 단어가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 내가 쓰면 피해자의 정당한 분노이고, 상대가 쓰면 무례한 혐오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언어는 같은데 판단의 기준이 화자에 따라 달라진다.
글쓴이가 드러내는 부분 중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남자 형제들을 "순둥이 피해자"로, 새언니와 올케를 "무조건 가해자"로 나눈다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여자이면서도 내 편이냐 상대편이냐에 따라 도덕적 위치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본래는 가부장제 속 며느리의 피해를 드러내려던 언어가, 결국 편 가르기의 도구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같은 행동이 누가 하느냐에 따라 정의가 되기도 불의가 되기도 한다는 뜻일까. 글쓴이는 마지막에 "혹시 저처럼"이라며 공감자를 찾으려 한다. 자신의 이중잣대가 특이한 개인 심리일까, 아니면 일반적인 현상일까. 혹은 자신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확인받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족 관계 갈등은 이런 식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을 피해자로 증명하고, 상대를 악역으로 고정시키고, "나는 피해자니까 무엇을 해도 된다"는 논리가 형성된다. 그 과정에서 상대편이 같은 논리를 들고 나면, 그것은 갑자기 "가해"로 낙인찍힌다. 이는 비단 시댁 관계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어떤 갈등이든, 한쪽이 자신의 위치를 절대 약자로 규정하면 상대는 자동으로 절대 강자가 되고, 그 틀 안에서는 동일한 행동도 다르게 평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 스스로도 이 구조를 어딘가 자각하고 있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 봐달라"는 요청이 그 증거다. 하지만 실은 자신의 이중잣대를 정당화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닐까. 자신이 틀렸다는 판단을 받기보다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사람을 찾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우리 각자가 던져봐야 할 질문은 간단하다. 나는 시댁 관계에서, 혹은 어떤 대인관계에서도, 이런 기준을 정말 일관되게 양방향으로 적용하고 있을까. 내가 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상대방은 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순간은 없을까.
📌 원문 발췌
제가 하는 시댁혐오는 좋지만 제 새언니, 올케가 저랑 우리엄마 혐오하면 싫어요. 내 시누이, 시모가 "우리는 시짜 아니야~" 하면 ㅈ같은데 저는 제 새언니, 올케에게 "우리는 시짜 아니야~"라고 말해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