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성격이 불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한 번 건드리면 오랫동안 화를 품었고, 그 분노의 파도는 당사자가 아닌 가족들에게 튀었다. 시누이 남편(아주버님)과의 마찰이 있었을 때도 그랬다. 직접 아주버님에게 화풀이를 할 수 없으니, 대신 며느리와 자신의 아들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같은 이야기를 몇 개월이고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식들과의 갈등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이런 식의 회피적인 분노 표출이, 이번에는 며느리 차례가 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였다.
사건이 벌어진 날은 아기를 낳은 지 한 달쯤 지난 시점이었다. 산후도우미가 집에 있던 상황에서 남편과 은행 업무를 보러 나가야 했는데, 도우미와 아기 둘만 두기가 불안해 시어머니에게 짧은 시간이라도 와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어머니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작성자와 도우미, 그리고 아기만 있었다. 문을 열어주고 아기를 보여드린 후 함께 대화를 나누고, 미리 준비해둔 반찬을 덜어드렸다. 과일도 함께 먹었다. 하지만 남편과의 약속 시간이 촉박해서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나가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출은 예상 밖으로 힘들었다. 출산 후 첫 외출이었는데, 가는 길에 오한이 밀려오고 어지러움까지 느꼈다. 신체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집에 돌아온 후 바로 누워 깊은 잠에 빠졌고, 깨어날 때쯤 시어머니는 이미 가신 상태였다. 인사를 못 드린 게 마음에 걸려 연락했지만 받지 않으셨다.
그 후 일이 복잡해졌다. 시어머니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집에 들어올 때부터 인사도 없이 식탁으로 가서 밥만 먹더라." 그러면서 "문을 여는데 어떻게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작성자는 황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분명 문을 열어드렸고, 아기를 보여드렸고, 과일도 함께 먹으며 대화했는데. 인식의 간극이 너무 커 보였다. 처음엔 화가 났지만, 곧 시어머니가 그렇게 느꼈다면 자신이 서두르면서 뭔가 실수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이미 출산 후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있던 상태에서, 먼저 손을 내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락이 닿으면 사과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 달쯤 뒤에 시어머니에게서 카톡이 왔다. 기분 나쁜 톤이었다. 그래도 작성자는 "앞으로 더 신경쓰겠다"는 정중한 답변을 보냈다. 그 답장은 읽혔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시간이 더 흘러,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다시 연락을 드렸다. 한 달 반이 넘게 흐른 시점이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으셨다고 한다. "손주도 더 이상 안 보겠다"는 입장이었다. 남편도 지쳐 있었다. "그냥 내버려두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관계 복구의 가능성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다.
작성자는 이 상황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분명 그날의 사건이 도화선이 되었지만, 그 아래에는 시어머니가 오랫동안 쌓아온 감정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동시에 자신은 출산 직후라는 신체적으로 가장 취약한 상태에서, 먼저 손을 내밀며 사과까지 했는데 마음이 와닿지 않는 것 같았다. 단순한 성격 차이라고 보기엔 상황이 비대칭적으로 느껴졌다. 억울함보다는 허탈감이 더 컸다. 이렇게까지 될 일이었나 싶으면서도, 결국 누가 가장 힘들어할까 생각해보니 가슴이 아팠다.
📌 원문 발췌
어머니가 남편한테 집에 들어올때부터 내가 인사도 없이 식탁에가서 밥만먹었다는거야. 문을 여는데 어케 인사를안해.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