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 게시판에 시부모의 질문이 올라왔다. 결혼 후 며느리의 과거가 뒤늦게 드러나면서 겪는 마음의 소용돌이를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시부모의 입장에서 '속이 터질' 만한 사연인지 살펴보자.
며느리가 어린 시절 겪은 것은 극도로 참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붓아버지로부터 신체적, 성적 학대를 당했고, 어머니는 차갑고 우울한 성향으로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서 불안정과 방황을 거쳐 학창시절에는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으로 고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목 자해와 자살 시도까지 있었고, 식이장애로 정신병원 입원 치료도 받았다. 그런데 이 모든 사정을 시부모는 결혼 후에야 알게 됐다. 결혼 전에는 자세히 듣지 못했단 뜻인 것으로 보인다.
시부모 입장에서 이것이 얼마나 충격적일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왜 미리 말해주지 않았나, 이렇게 중대한 정보를 숨긴 것 아닌가 하는 배신감이 든다. 아들과의 결혼 과정에서 이런 사항이 공개되지 않은 것에 자연스럽게 의문을 갖는다. 우리 아들이 앞으로 겪을 어려움은 없을까, 혹은 둘 사이의 심리적 영향은 없을까 하는 걱정도 따른다. 속이 터진다는 표현이 과장만은 아닐 수 있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어떨까. 트라우마 피해자가 자신의 과거를 어떻게 쉽게 드러낼 수 있을까. 특히 성적 학대, 자해, 자살 시도 같은 극도로 민감한 주제는 더욱 그렇다. 수치심, 낙인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가족에게 거부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따른다. 결혼 전 단계에서 과거를 모두 공개했을 때 상대방이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결혼 전 정신건강 이력을 완전히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다. 피해자 입장에서 그 트라우마를 어느 시점에 어디까지 나눌지는 본인의 심리 상태와 상대방에 대한 신뢰감에 달려 있다. 즉, 시부모의 배신감도 이해가 가지만, 며느리가 천천히 과거를 드러낸 선택도 완전히 이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더 현실적인 부분이 있다. 결혼 후에도 지속되는 며느리의 증상들인 것으로 보인다. 잠을 자면서 우는 듯한 비명, 악몽, 가위눌림에 시달린다고 한다. 여전히 수면제 처방을 받고 있고, 경증 식이장애로 자주 구토하며, 만성 통증을 호소하고 신경쇠약 체질이라는 진단도 있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성격이나 습관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의학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동기 트라우마는 성인이 된 후에도 수면장애, 식이장애, 신체화 증상(신체 통증으로 나타나는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이 부분에서 시부모의 걱정은 더 복잡해진다.
여기에 임신 소식까지 나오면 상황은 또 다른 차원이 된다. 손자나 손녀가 건강하게 태어날까, 유전적 영향은 없을까, 어머니의 정신건강 상태가 양육에 미칠 영향은 없을까 하는 새로운 우려들이 생긴다. 시부모의 걱정은 이제 며느리와의 관계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웰빙까지 확장된다. 속이 터진다는 감정도 한 층 더 깊어질 수 있다.
이 상황을 종합하면, 시부모의 배신감도 당연하고, 며느리의 고통도 현실이며, 며느리의 증상도 무시할 수 없다. 신뢰가 흔들린 가족의 한 순간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 가족이 투명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속상함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 원문 발췌
결혼 전에는 자세히 말해주지 않아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의붓아버지에게 아동학대와 성적 학대를 받았고, 어머니도 차갑고 우울 성향이 있어 자살 시도를 했다고 했다. 결혼 후에도 여전히 수면제 처방을 받거나 경증 식이장애가 있다고 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