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텀이 자꾸 짧아진다는 건 그 자체로 신호다. 한 달에 한 번이던 시어머니 방문이 어느 순간 격주가 되더니, 이번 달에는 벌써 세 번째다. 숫자만으로도 뭔가 변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거리도 만만하지 않다. ***에서 두 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자주 오간다는 건, 단순한 심심함이나 우연이 아니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 시간을 들여서 계속 방문을 늘린다면, 누군가는 그 행동에 뭔가 의미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예고 없이 저녁 늦게 나타나는 일도 잦아졌다. 당연히 피곤해하실 텐데, 돌려보낼 수도 없는 노릇인 것으로 보인다. 밥도 해야 하고, 방도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룻밤 묵고 가시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지만, 이미 그렇게 되어 있다.
하룻밤을 편히 쉬시라고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무도 그걸 부담으로 느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있었다.
"아버지도 기다리시니,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순수하게 배려의 제안이었다. 오래 운전하고 오셨으니, 집에서 편하게 쉬시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누군가는 그걸 선의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너희 집이 불편하다'는 뜻으로 들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날 시어머니가 어느 쪽으로 받아들였는지는 표정으로 바로 나타났다는 것으로 보인다.
얼굴이 철석같이 굳었다. 그리고 그 밤 남편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한 말은 "며느리가 어머니 하룻밤 재우는 것도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었다. 배려라고 말한 게 '거절'로 전달된 셈인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알 것으로 보인다. 그 순간의 공기감이 얼마나 질식적인지. 의도와 해석의 간극이 얼마나 순식간에 벌어지는지. 어떤 의도로든 한 번 '불편하다'고 여겨지면, 그걸 다시 설명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진다.
남편은 중간에서 균형을 맞추지 않았다. 아내의 진짜 의도가 뭔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오로지 어머니 편에서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왜 어머니를 서운하게 만들었냐"는 식으로. 부부가 나눈 대화에서도 자꾸 그 말이 튀어나왔다. 설명해도 설명이 아니었다. 단지 '어머니가 서운하셨으니 잘못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구도만 반복됐을 뿐인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글쓴이가 느꼈을 법한 감정은 여럿인 것으로 보인다. 배려한 행동이 오독된 분노, 남편이 자신의 편이 아니라는 허탈감, 그리고 그보다 더 깊은 불안감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 글쓴이를 가장 두렵게 하는 건 사건 자체가 아니다. 혹시 이미 시댁에서 낙인이 찍혔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인 것으로 보인다. '싸가지 없는 며느리', '시어머니를 환대하지 않는 며느리'라는 꼬리표. 한 번 굳어지면, 앞으로의 모든 행동이 그 렌즈를 통해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
방문 빈도가 증가한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감정의 출발점이 이미 달라져 버렸을 수도 있다. 글쓴이 역시 이제 시어머니 방문을 순수하게 반기기 어려워질 것 같다. 마음속에 약간의 부담이 생겼을 테니까. 그리고 그 부담이 다시 행동으로 나타날까 봐 자꾸 신경 쓰인다. 악순환의 시작이 될까 봐서다.
📌 원문 발췌
표정이 확 굳으시고 그날 남편한테 전화해서 며느리가 시어미 하룻밤 재우는 것도 부담스러워한다고 하셨어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