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의 정치적 소신 발언이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압력 앞에 무너질 뻔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 지역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학생이 5.18 민주화운동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였다.

발언이 알려지자 일은 빠르게 커졌다.

지역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척하려는 민원이 쏟아져 들어왔다. 학교에 항의하는 전화와 편지가 계속되었다. 학생 입장에서는 입학도 앞두고 있고, 장래도 걱정이 되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와중에 더 심각한 일이 터졌다.

***당 소속 국회의원이 학교에 직접 압력을 넣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교육 현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사상과 의견을 접하고, 스스로 생각을 형성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이 개별 학생의 발언에 개입하고, 학교에 압력을 넣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교육의 독립성은 훼손되고,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기를 두려워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마저 학교 밖의 정치적 압력에 좌우될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여기서 멈추지 않았던 것은 다행이었다.

학교의 교장과 교감이 나섰다. 지역사회의 민원도, 정치권의 압력도 받았겠지만, 그들은 교육자로서의 소신을 지켰다. 한 학생의 의견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 자신들의 책임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있었기에 학생은 퇴학이나 자퇴를 강요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제도가 작동한 것이고, 어른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어린 시절 지역사회의 배척과 정치권의 압력을 견디며 학창 시간을 보낸 이 학생은 훗날 지역 시의원으로 당선되었다. 과거의 소신 있는 발언이 수년의 시간을 거쳐 지역 주민들의 선택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역사의 평가는 시간이 지나며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드라마 같은 결말 때문만은 아니다.

어린 학생의 용기도 물론 존경할 만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학생을 지켜낸 제도와 어른들의 역할인 것으로 보인다. 교장과 교감이 없었다면, 학생은 자신의 의견 때문에 학교를 떠나야 했을지도 모른다. 지역사회의 여론, 정치권의 개입이 제대로 된 저항 없이 관철된 셈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그들이 있었기에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지킬 수 있었고, 그것이 어떤 결과로든 이어질 수 있었다.

요즘도 교육 현장의 여러 곳에서 유사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 원문 발췌

학교 교장·교감이 제대로 된 교육자여서 일이 안 커졌지만, 훌륭한 생각을 가진 학생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배척하려는 민원이 쏟아지고 ***당 소속 국회의원까지 학교에 압력을 넣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