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들은 이 사람을 밝고 여유로운 사람으로 본다. 신입 직원이 들어오면 먼저 다가가 적응을 돕고, 누구와도 편하게 지낸다. 스트레스나 불만은 표정에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이 사람이 정말로 마음 편한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집에서는 다르다. 어딘가 항상 마음이 무거운 상태로 있다. 잠도 제대로 오지 않는 날이 많고,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처음부터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비교적 잘 지났던 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0년 동안 쌓여온 불편함이 있었다. 시어머니가 자주 집에 드나든다. 마치 자신의 집처럼. 물건을 가져가고, 밤을 자고 간다. 당연한 듯이. 그 10년이 얼마나 길었는지, 오직 자신만 알고 있었다.

10년을 참아온 마음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 마침내 남편에게 솔직하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어머니가 너무 자주 오시는 게 불편해.'

말해봤자 달라질 게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정도의 기대는 가지고 있었다. 혹시 이렇게 한 번 꺼내면 뭔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아주 작은 희망이었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남편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시어머니를 감싸면서 무언가 커다란 경고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엄마가 불쌍하지 않냐. 천륜도 끊고 부부의 연도 끊겠다는 건가?'

그 순간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불편함을 한 번 표현했을 뿐인데,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부부 관계를 끝내겠다'는 극단적인 경고였다.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아내와의 관계를 내팽개칠 수도 있다는 뉘앙스. 신뢰의 기초가 흔들리기에 충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이후로 모든 게 달라졌다. 남편이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만 나오면 언제든 가족을 떠날 준비가 된 사람처럼 보였다. 신뢰의 고리가 하나씩 끊어지는 느낌. 아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만 남아 있었다. 꼭두각시처럼, 남편의 기대와 시어머니의 기준에 맞춰 움직이는 자신의 모습.

더 이상 남편과 대화에서 마음을 열 수 없었다. 아무런 감정도 생겨나지 않았다. 그저 의무적으로 아내의 역할을 반복하는 것뿐.

이후로 반복이 시작되었다. 작은 일로 싸우면 몇 개월을 말을 섞지 않는다. 얼마나 사소한 일이 그렇게까지 오래 끌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남편의 태도가 문제였다. 자신의 말만 맞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객관적 기준은 없고, 오로지 자기 기준으로만 세상을 본다. 벽을 보며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상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모든 일의 책임은 아내에게 떨어졌다.

그럼에도 몇 번이나 '우리 잘 살아보자'고 다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으니까. 아이들도 있었고.

하지만 화해는 금세 깨졌다. 또 다시 트집이 생긴다. 상대가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화가 끊어진다. 참아온 아내는 조금씩 마음을 닫았다.

지금 보니 남편은 기분파였다. 그런데 기분파를 가장 싫어하는 사람도 아내였다. 이 관계는 진짜 끝난 걸까? 언제든 남편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이 심정. 남편이 떠나가기 전에 아내가 먼저 마음을 떠나는 건 아닐까. 무엇이 더 이상 이 사람을 붙잡아 두는지, 자신도 알 수 없다.


📌 원문 발췌

이제 안 오셨으면 좋겠다 했거든. 시어머니가 불쌍하지도 않냐면서 천륜도 끊고 부부의 연도 끊는다고 했었어. 그 2년전 일이 뇌리에 박혀서 언제든 자기 엄마라면 우리가족을 떠날사람이다 라는게 인식되서 신뢰도 없고, 아무런 감정이 안생겨.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