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직장 내 소소한 갈등이 묘한 불편함을 남기고 있다. 입사 1개월 된 신입이 팀의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하나의 선한 제스처를 취했다가, 생각지도 못한 냉소에 맞닥뜨린 이야기다.
신입은 본인이 개인적으로 구매한 야채칩을 종이컵에 몇 개씩 나눠 팀원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자신이 먹어본 맛이 좋았고, 그 즐거움을 동료들과 나누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이 출발점이었다. 받는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호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육아휴직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과장이 불쑥 발언을 꺼냈다. "눈치 없다. 돌리려면 제대로 된 걸로 돌리지, 이러면 안 돌리느니만 못하다." 자신이 그 과자를 받아 먹으면서도 이런 말을 했다는 점이 가장 불편하게 들린다.
표면적으로 보면, 과장이 지적한 것은 '기준'이나 '격식'의 문제처럼 읽힌다. 회사에서 간식을 돌릴 때는 어느 정도 이상의 품질이나 양을 갖춰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는 논리인 듯하다. 그러나 이 발언은 역설적으로 직장 내 배려 문화의 한계를 드러낸다.
직장에서 음식을 돌리는 행위는 오랫동안 조직 내 친밀감과 소속감을 높이는 비공식적 문화로 자리 잡아왔다. 그 뿌리를 찾아보면, 선의 자체에 무게를 뒀음을 알 수 있다. 누군가 자신의 것을 나누는 행위 자체가 상징하는 바는 "우리는 한 팀인 것으로 보인다"라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받는 쪽이 '기대치'를 앞세우는 순간, 선의는 의무로 변질된다. 선의 그 자체가 아니라 선의의 '수준'을 평가하기 시작하면, 나누는 사람도 불편해지고, 나누는 행위 자체가 평가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육아휴직 복직 직후라는 타이밍도 눈여겨볼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 팀의 분위기가 아직 충분히 수렴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맥락이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신입의 제스처에 대해 여러 해석이 가능한 상황에서, 과장이 취한 태도는 팀의 분위기를 일종의 '평가'하는 위치에 서 있었다는 느낌을 준다.
작성자가 "받아 먹으면서 저렇게까지 말할 일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 안에는 역설이 담겨 있다. 과장이 과자를 받아 먹었다는 것은, 그 선의를 거절하지 않았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그 선의의 '형식'에 대해 평가하고 비판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직장에서 누군가를 평가할 때 가장 불편한 상황은 이런 게 아닐까. 받으면서 동시에 깎아내리는 태도 말인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을 보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의 정체는, 낮은 등급의 간식이 돌아왔을 때의 불편함이 아니다. 그것은 호의 자체를 받아놓고 그 호의의 '질'을 동시에 지적하는 불일치감에서 비롯된다. 직장은 위계와 평가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인간관계의 최소한의 선의가 지탱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 균형이 깨지는 순간을 목격했을 때의 어색함이, 이 글을 접한 사람들의 심사에 남는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눈치 없다. 돌리려면 제대로 된 걸로 돌리지, 이러면 안 돌리느니만 못하다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