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와 거의 매일 점심을 함께하게 됐다. 처음엔 자연스러운 일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불편함이 쌓였다. 그 과정에서 글쓴이가 깨달은 건 '나는 예민한 게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쭈꾸미집에서 가스불 위에서 밥을 볶아 먹는 식당을 방문했을 때였다. 같은 불판을 두 사람이 공유하는 방식이었는데, 동료가 음식을 담아먹는 속도가 유독 빨랐다. 단 10분 만에 제공받은 음식의 약 2/3을 혼자 집어먹어 버렸던 것. 글쓴이는 충분히 먹지도 못했지만, 상대방의 빠른 속도에 불안감이 생겼다. 혹시 자신이 못 집어먹을까 봐 서둘러 먹게 됐고, 그 이후로는 '혹시 내가 식탐이 많은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두 번째 만남은 순대국을 먹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쓴이는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기 때문에, 음식을 따로 분리해 앞접시에 담아두고 국물만 먼저 식혀 가며 천천히 마시고 있었다. 그 순간 동료가 갑자기 앞접시를 들어가면서 묻지도 않고 가져가 버렸다. 이후 동료가 한 개만 먹고 돌려주긴 했지만, 이 장면에서 글쓴이는 확신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이후 관찰되는 상황들은 더욱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밥상에 반찬이 나오면, 메인 요리가 나오기도 전에 반찬을 다 집어먹고 추가를 요청한다. 글쓴이가 공유하는 음식이 조금 남으면 상대 입맛에 맞길 바라며 양보하지만, 반대로 동료가 남은 음식은 글쓴이에게 확인하지 않고 전부 가져가 버린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지금은 글쓴이가 따로 먹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식문화에서 '공유 요리'라고 불리는 쭈꾸미, 찌개, 반찬 같은 음식들은 고유한 사회적 규칙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첫째, 함께 나누는 속도를 맞추는 것. 둘째, 상대가 먹을 분량을 확인한 후에 자신의 부분을 취하는 배려. 셋째, 개인이 따로 챙겨둔 음식은 물리적으로나 암묵적으로 건드리지 않는 기본 예절인 것으로 보인다. 앞접시처럼 명확히 분리된 음식을 묻지도 않고 집어가는 행동은, 당사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상대의 영역 침범'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직장 내에서 같은 팀이나 부서 동료와의 공식적 또는 관례적 식사는 거절이 어려운 구조를 갖는다는 점이 지적되곤 한다. 그래서 글쓴이처럼 불편함을 느껴도 처음 몇 번은 자신의 행동을 탓하거나 참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하지만 반복되는 상황이 누적되면, 그건 개인의 민감성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식사 에티켓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방이 나쁜 의도를 갖지 않았더라도, 행동의 결과가 만드는 불편함은 실재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묻지도 않고 순대가 있는 앞접시 가져가면서 넌 순대를 왜 안먹냐? 하면서 진짜 바로 가져가는거에요. 아 내가 이상한게 아니였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