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오래된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문득 2015년 겨울의 기록과 마주쳤다. 물리적 사진이나 디지털 폴더에 묵혀 있던 그 시절 풍경들을 다시 펼쳐본 것으로 보인다. 사진 속에는 한 조직의 초창기 당원들이 함께 모여 있었다. 10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본 그 사진들은, 촬영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전언인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이후 더불어민주당)은 2014년 창당 이후 본격적인 당원 확대 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에 가입한 이들은 대부분 자발적 참여 의식으로 모인 사람들이었다. 정당 정치의 기반이 되는 '풀뿌리' 당원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참여는 단순한 숫자 채우기가 아니라, 당 조직의 실질적 동력이 되어야 할 인물들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내 의사결정 시스템의 중심에는 '1인 1표'라는 원칙이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을 조직 운영에 담으려는 취지로 시작된 이 제도는, 이론상 초기 당원들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는 장치여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 원칙을 두고 내부 갈등이 터질 때마다, 초기 기여자들의 역사와 역할이 무시되는 상황이 반복되어 온다는 지적이 있다. 마치 그들의 기여는 없었던 것처럼, 혹은 그들이 이미 기득권화된 세력인 것처럼 취급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의 감정적 단절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첩에 담긴 당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하늘에서 뚝딱 떨어진' 기득권처럼 취급받는다는 느낌이 든다는 반응이 나온다. 자신들이 초기에 묵묵히 쌓아올린 참여의 역사와 맥락이, 어느 순간부터는 조직 내부에서도 부정되고 왜곡되어 인식되고 있다는 깨달음이 고통스럽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조직이 자신의 기여자들을 '기여자'에서 '기득권'으로 재정의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 정당을 넘어, 한국 정치 참여 문화 전반에서 관찰되는 구조적 패턴으로 보인다는 진단이 있다. 세대가 교체되고 계파가 재편될 때마다, 이전 세대 기여자들의 역할이 자동으로 '기득권화'되는 경향성을 드러낸다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역사적 맥락과 당시의 자발성은 모두 무시되고, 현재의 권력 구도 속에서만 그들이 재정의되는 것으로 보인다. 조직 내 신구 세력 간의 권력 투쟁이 벌어질 때마다, 기여의 역사는 망각되고 오직 '기득권'이라는 낙인만 남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사진첩이라는 아주 사적인 기록이 공적 억울함의 증거로 소환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아카이브 시대에 개인의 정치 참여 역사는 영구적인 기록으로 남는다. 하지만 그 증거가 오히려 현재의 왜곡된 기억과 직접 충돌하는 상황이 일어난다. 기록은 남아 있는데 그 의미와 맥락만 사라지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자발성과 열정은 기록 속에 고정되지만, 조직의 현재 정치는 그 기록을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폄하한다.

궁극적으로 이 사진첩 발견 사건이 드러내는 것은, 조직이 자신의 역사를 얼마나 쉽게 망각하고 왜곡하는지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참여의 기록은 사진, 영상, 글 등으로 영구 보존되지만, 그 기록이 의미하는 바는 조직 내 정치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된다. 처음에는 '동지'였던 사람이 어느 순간 '기득권'이 되고, 다시 어떤 시점에서는 '역사적 기여자'로 복권되곤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 당원의 사진첩 속 10년 전 기억은, 그러한 조직의 건망증과 권력 재편 논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례로 전해지고 있다.


📌 원문 발췌

마치 하늘에서 뚝딱 떨어지고 날로 먹은 기득권? 취급 받는게 화가 나네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