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기업과 공공기관을 강제로 실험실로 만들었다. 재택근무가 사원들의 생산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걸 격일 근무를 통해 증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기간 동안 경험했을 것이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일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오히려 출퇴근 시간을 자신의 시간으로 되돌린 사원들의 피로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경험 말이다. 상당수 기업들이 당시 격일이나 주 3일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많은 직원들이 '이 정도면 계속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업무 편의성을 넘어,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까지 개선된다는 실제 경험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거점 오피스는 잠깐의 실험으로 끝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경영진과 상사들의 우려는 눈에 띄지 않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사원이 직접 보이지 않으면 불안했던 것이다. 마이크로매니징이 일상화된 직장문화에서는, 온라인 상태 표시와 실시간 화면 공유로도 부족했다. 어떤 회사는 재택근무 중에도 웹캠이나 마이크를 켜놓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결국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의 신뢰는 여전히 '눈에 띄는 것'에만 의존하는 문화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거점 오피스는 조용히 폐지되었다.
도시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차량 2부제라는 제한적 규제를 도입했다. 특정 날짜에 일부 자동차의 진입을 막아 도로 위의 차량 수를 줄이려는 취지다. 하지만 이 정책에는 결정적 결함이 있었다. 재택근무나 거점 오피스 같은 '대체 근무지'를 마련하지 않고서 출근을 강제하면서, 동시에 특정 차량은 진입을 금지한다는 것은 모순이었다. 실제로 공무원들과 직원들은 어떻게 했을까? 규제 대상 차량은 청사 근처의 불법 주차장이 된 도로와 골목에 몰려다녔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셈이다. 규제의 강도만 높아지고,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한국의 수도권 통근 시간은 OECD 선진국 중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매일 수십 만 명이 광역으로 출퇴근하면서 생기는 교통 혼잡은 대중교통 시스템 전체의 비효율로 이어진다. 지옥철이라는 표현은 이제 뉴스 헤드라인을 넘어 일상의 표현이 되었다. 그런데 여러 해외 도시는 이 문제를 다르게 풀었다. 파리와 암스테르담 같은 곳에서는 교통량 유발 지역의 기업들에 유연근무 의무화를 시행하고, 출퇴근 시간을 분산할 경우 세금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 중심의 정책이었다. 그들은 차량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이 도로에 나올 필요가 없는 사회 구조를 만든 것이다.
서울 같은 교통량 유발 중심지에서는 일단 유연근무를 단순 권장이 아닌 의무로 시행해야 한다. 재택, 거점 오피스, 시간 분산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허용하되, 이를 제도화하고 기업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개인이 '출근하기 싫고 늦잠 자고 싶다'는 소박한 욕구와 사회가 '지옥철을 해소하고 싶다'는 바람은 사실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문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현할 정치적 의지와 정책 설계의 부재일 수도 있다. 재택근무 한두 명이 아니라 수만 명이 동시에 집에서 일한다면, 지옥철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꿈이 아닌, 정책 하나만으로도 가능한 변화다.
📌 원문 발췌
코로나 때 재택근무 격일로 해서 너무 좋았거든요. 윗분들 눈에 안 보이면 불안한지 없어졌어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