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온라인 커뮤니티에 흥미로운 질문이 올라왔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인데 왜 주방 같은 힘든 알바를 하는 걸까, 취업은 안 하는 걸까 하는 내용이었다. 표면적으로는 간단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정규직이 당연한 선택지'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과연 현실이 그럴까. 답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20대 후반에 알바를 하는 가장 직관적인 이유는 생계의 긴급함인 것으로 보인다. 취업을 준비하는 공백 기간이 길어질수록 저축이 줄어든다. 한두 달이 아니라 6개월, 1년을 버티려면 월세, 식비, 교통비 같은 기본 생활비를 감당할 여유 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자금이 떨어져 간다면? 알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기 쉽다. 특히 주방알바 같은 일은 일주일 단위로도 급여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즉각적인 소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것으로 보인다. 은행에 돈이 별로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달 월세를 감당하려면 이만큼 현실적인 수단이 없다.

두 번째로 눈여겨볼 점은 20대 후반이라는 나이의 특수성인 것으로 보인다. 신입 공채의 나이 제한은 대체로 만 2829살을 기준으로 끊긴다. 이를 넘으면 '신입'으로 진입할 수 없고, 동시에 경력직 채용 시장에서는 최소 35년 경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즉, 신입도 경력직도 아닌 사람들이 가장 취업 난이도가 높은 시기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업계 사람들은 '중간에 낀 29살'이라고 부르곤 한다. 신입 풀에서 떨어지고, 경력직 풀에도 못 들어가면 자동으로 진입 장벽에 마주친다. 이 벽을 넘지 못하면 정규직이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상황도 있다. 어차피 취업 시장이 냉혹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 중 일부는 정규직 채용 공고에 떨어지길 반복하다가 심리적으로 지쳐간다. 이 단계에서 계속 준비하는 것이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 그러면서 생각이 바뀐다. '이제 그냥 일단 먹고사는 게 먼저다. 취업은 나중의 문제다.' 알바는 자존감 손상을 상대적으로 덜 주면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이 된다. 주변에서 "취업 준비 중이 아니라, 알바하다가 기회 생기면 하겠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체념이 아니라 현실적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 이직을 준비하는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직장을 관두고 다음 회사를 찾는 전환 기간, 또는 커리어 재설정을 위해 학원이나 자격증 준비를 하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이런 준비 기간 동안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 알바는 시간 자유도가 높은 좋은 선택지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지점에 도달한 사람들에게 알바는 '낮춘 선택'이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선택'인 경우가 많다.

결국 '왜 취업을 안 하냐'는 질문의 함정은 '취업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하겠지'라는 가정에 있다. 하지만 취업 시장에서 거절을 당한 사람에게 정규직은 이미 '선택지'가 아니라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동시에 생계는 멈추지 않는다. 알바는 그 공백을 채우는 현실적인 수단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취업과 알바를 '성공과 실패'로 나누는 단순한 이분법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 같다.


📌 원문 발췌

29살 30살도 알바 진짜 많이하던데 심지어 개힘든 주방알바를 하고있음. 왜 취업을 안하고 이런 힘든알바를 해..? 20대 후반에?

원본 출처: 인스티즈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