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젖살이 안 빠진다고들 하더라고요.
대학 가면 빠진다더니, 연애하면 빠진다더니, 취직하면 빠진다더니, 결혼하면 빠진다더니. 다 거짓이었어요. 아무것도 안 빠집니다.
우리 할머니가 원래 완전 보름달 얼굴이셨대요. 아버지가 할머니와 똑같이 생겼고, 저도 아버지를 닮았어요. 집안 어른들은 자꾸만 제가 할머니 똑닮았다고 놔두질 않아요. 명절에 만나면 "어휴, 정말 할머니 많이 닮았네", "할머니 젊은 시절 같네" 이러면서요. 부모님도 "시간이 지나면 살 빠진다"고 하면서 저를 안심시키려 했어요.
"크면 홀쭉해질 거야"라던 말들... 지금도 가끔 들어요. 88년생 여기인데 내년이면 마흔입니다. 30대 초반이던 때만 해도 주변 언니들이 "이 나이면 괜찮지, 나이 더 먹으면 자동으로 빠진다"고 했어요. 근데 지금은 묻더라고요. "그런데 너 언제쯤 볼살 빠지냐"고요. 5년 전만 해도 "걱정하지 말라, 호르몬 변화가 오면 빠진다"던 그 언니들이요. 이제 저는 그냥 웃음만 참고 말을 아껴요.
얼굴뼈대가 원래 커서, 살이 있으면 큰일이 난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정말 관리를 열심히 했는데, 역시 얼굴살은 못 이겼어요. 헬스, 식단 조절, 얼굴 마사지, 각종 크림... 다 했는데 말이에요. 그렇게 관리하면서 연애도 했는데... 최근 2년 동안 5킬로를 쪘어요. 연애하면 이런 일이 생기는 거더라고요. 자기와 있을 때 행복하니까 자연스럽게 먹게 되고, 신경 쓸 여유가 없게 되고요.
그 와중에 정말 열받는 게 있어요. 아이홀만 계속 꺼져가는데 볼살은 못 뺀다는 거예요. 말이 되냐고요. 눈 아래는 점점 움푹 꺼지고, 얼굴은 점점 처져가는데, 정작 빼야 할 볼살만 남아있고... 진짜 억울해요. 어쩌면 이게 동반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포기하려고 해요. 할머니도 이 모습이신데, 아버지도 이 모습이고, 저도 이 모습이면... 그냥 유전의 저주가 아닐까요.
글을 쓰면서 깨달은 건데, 혹시 아직 결혼을 안 해서인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결혼하면 정말로 빠질까요? 가정에 안주하면 호르몬이 바뀐다거나, 신체가 변한다거나 하는 말들이 있잖아요. 하지만 아, 그럴 리가 없겠지만요. 웃프면서도 우울한 웃음이 나옵니다.
📌 원문 발췌
"우리 친할매 완전 보름달이셨어요. 아빠가 할매랑 똑같이 생겼어요. 저 아빠 닮았어요." "걍... 이쯤이면 동반ㅈㅏ죠.. 웃프면서 우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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