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의 그는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표현한다. 발목을 크게 다친 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벌이던 사업이 무너졌다.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사업이었기에 남겨진 건 수중 400만원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은 더 깊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로 갔다고 한다. 그곳이 자신을 살렸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완전히 무너진 사람이 그곳에서 다시 일어섰다는 경험이 그의 이후 인생을 지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는 그에게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다른 의미의 공간이 되었다.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그는 여전히 그곳으로 간다. 차이가 있다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내와 처음 만난 ***의 한 해변에, 이제는 아이 둘을 데리고 간다. 일년에 한두 번, 정해진 주기로 그곳을 찾는 행위는 관광이 아니다. 그것은 지난 반년 동안을 잘 살았는지 점검하고, 앞으로도 잘 살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표현한다.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이곳이 자신을 구했던 만큼 이들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고 그는 말한다.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자 다른 아이들처럼 해외로 가는 게 어떠냐는 말도 나왔다. 실제로 작년부터는 국외 여행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은 여전히 ***에 있다고 한다. 추억의 장소이자 회복의 장소라는 의미는 다른 어디에서도 대체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번 여행은 특별한 경험을 담았다. 온 가족이 스노클링 원데이 레슨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본인은 물 경험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나머지 가족은 수영도 서툰 편이었다. 특히 아내는 물에 대한 공포가 있어서, 처음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스트럭터가 좋았던 탓일까, 스스로가 이번 여행에 마음을 먹은 탓일까, 물에 들어간 아내는 무려 3시간을 버텼다고 표현한다. 가족 누구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레슨을 마친 후 아내는 벌써 친구들과 그 경험을 나누느라 바쁠 정도였다고 한다. 한 번의 성공 경험이 얼마나 큰 자신감을 줄 수 있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은 더 여유로웠다. 한곳에선 ***의 터키쉬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봤고, 다른 날에는 미리 정해둔 박물관을 방문했다고 한다. ***박물관에서 본 불상과 한 서예가의 글씨 앞에서 마음이 경외감으로 채워졌다고 표현한다. 어려서부터 그 서예가의 글씨에 매력을 느껴왔다고도 한다. 관광 코스를 따라 발길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감정에 맞춰 경험을 선택하는 여행 방식이었다.

단 2박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돌아오는 마음은 충만했다고 표현한다.

완전히 무너진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이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흔한 말처럼 들리지만, 그것을 실제로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그는 여전히 그곳으로 돌아간다. 반년마다,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모든 순간을 충만하게 누리려 한다는 다짐을 반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