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임신 20주차예요.

친정부모님은 멀리 계시고, 신랑도 나한테 별로 신경을 안 쓰더라고요. 아기가 태어나면 놀기 힘들다며 자꾸만 친구들을 만나러 다니고, 술도 자주 마시곤 해요. 저는 그 와중에 혼자 외로움과 피로감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어요.

배도 이제 꽤 불러 보이기 시작했고, 몸도 자꾸만 부어있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든 시간들이 쌓여만 갔죠.

어제 점심 12시쯤 ***역 칼국수집에 혼자 들어가 밥을 먹고 있었어요. 배가 고파서 급하게 먹다 보니 갑자기 헛구역질이 나왔어요. 입을 틀어막다가 그 순간 정말 서러워서 혼자 울음을 터뜨렸어요.

예전 같았으면 금방 그쳤을 텐데, 그동안 쌓여있던 외로움과 지침이 한 번에 터져 나온 거더라고요. 눈을 비비며 계속 울었어요. 그러면서도 자기 밥이라도 제대로 챙겨 먹겠다고 바둥거리는 내 자신이 너무 웃기면서도 불쌍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 순간 가게 사장님이 시키지도 않은 건진만두 한 접시를 내놨어요. 제가 놀라서 '제가 안 시켰는데요' 하니까, 옆에 계시던 60대 여자분이 혼자 시켜주신 거였어요. 칼국수까지 다 계산을 해주셨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그분을 쳐다보니 급하게 나가시던 중이셨는데, 뛰어가서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아유, 됐다'면서 '몸조리 잘 해' 하시고 후다닥 가시더라고요.

그 순간 갑자기 친정엄마가 생각나서 눈물이 또 터졌어요.

원래 멘탈이 강했는데, 임신하고 나니 마음이 약해졌어요. 작은 것에도 눈물이 나고, 혼자라는 생각에 자꾸 울게 되죠.

이 글이 그분께 닿긴 어려울 것 같지만, 어제 ***역에서 칼국수와 만두를 사주신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때는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했고,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어요.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 원문 발췌

이제 임신 20주차에요. 친정부모님은 워낙 멀리 사시고 신랑도 무심해서 요새 계속 혼자 술 마시고 다녀요. 애기 태어나면 놀기 힘들다며 맨날 친구들 만나고 다니네요 저는 저 나름대로 외로움과 지침의 한계를 달리고 있습니다. 배도 이제 꽤 나오기 시작했고 몸도 붓는거 같네요 어제 점심 12시쯤 신도림역에 칼국수집에서 혼밥 하고 있었는데요 배가 고프고 허기져서 급하게 먹다가 헛구역질이 나와서 입을 틀어막는데 그 순간 너무너무 서러워져서 혼자 막 울었네요 예전같았으면 금방 그치고 진정했을텐데 힘들었던게 쌓였다가 터진건지 막 눈을 비비며 울었어요. 그와중에도 먹고살겠다고 바둥거리는 내가 웃기고 불쌍하고… 그런데 사장님이 건진만두를 한접시 내오길래 안시켰다니까 저기 계신분이 시켜주시고 칼국수까지 다 계산했다네요 제가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