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 공약이나 강령을 세울 때, 그 문구는 내부 지지층과 외부 여론의 이중 필터를 동시에 통과해야 한다. 자신의 정책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드러내면서도, 상대 진영과 무관층이 어떻게 그것을 읽을지도 한발 앞서 계산해야 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특정 정당 강령에 포함된 '7대 사회적 약자'라는 문구가 정확히 이 지점에서 메시지 설계 실패를 일으켰다는 평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되고 있다.
클리앙 같은 우호적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 조항을 상대적으로 수용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다른 커뮤니티의 온도는 사뭇 다르다. 한 온라인 게시글에 따르면 "클리앙 외 다른곳들은 이를 2030 여성 같은 중요 지지계층의 요구만 챙긴다는 인식으로 받아들이는 곳이 아주 많다"고 지적된다. 살인·강도·사기 같은 일반 형사범죄 전체가 아니라 특정 범주만 명시된 점에 대해 "정당이 그 외의 범죄 피해자들을 동등하게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닌가"라는 의문으로 확산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서 정책 메시지 설계의 곤경이 도드라진다. 강령에 일반적인 형사범죄 전부를 포함시켰다면 어땠을까. 그럴 경우 "권력형 범죄는 왜 제외했는가"라는 반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국에서 권력형 범죄 처벌이 핵심 쟁점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두 방향 모두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현재의 선택은 다른 성격의 역풍을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 범주만 명시함으로써 "우리 정당은 모든 피해자를 동등하게 본다"는 신호 대신 "우리의 지지층 피해만 특별히 챙긴다"는 읽기가 훨씬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력형 범죄 처벌이 동시에 쟁점화되는 상황에서, 일부는 이를 "자신들에게 불리한 조항은 빼기 위한 의도적 포지셔닝 아닌가"라고 의심하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서 제시된 평가를 보면 더욱 선명해진다. "실제로 어떻건간에 그런 이미지를 준다는 말이 되고요. 권력형범죄가 아닌 일반적인 형사사건 전부였으면 또 모를까 저것만 넣은 것은 솔직히 좀 모양새도 안좋고 그렇긴 해요." 이 지적의 핵심은, 정당의 객관적 의도가 무엇이든 외부에서 받아들여지는 '이미지'와 '읽기'가 무엇인가가 실제 여론 형성을 좌우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 메시지의 효과는 본래의 맥락과 의도보다, 그것이 어떻게 독해되는가에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의심의 여지를 남기는가가 실제 영향력을 만드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내용의 정당성 여부와 별개로, 문구 선택 하나가 "우리 정당은 누구의 피해를 우선하는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 보이는가가 여론 형성의 갈림길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맥락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특정 범주만 열거하면, 의도와 완전히 다른 프레이밍이 자동 생성되는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 원문 발췌
실제로 어떻건간에 그런 이미지를 준다는 말이 되고요. 권력형범죄가 아닌 일반적인 형사사건 전부였으면 또 모를까 저것만 넣은 것은 솔직히 좀 모양새도 안좋고 그렇긴 해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