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관계에서 '공평함'을 엑셀로 계산한 시누이의 사연인 것으로 보인다.

결혼 8년, 맞벌이로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는 그녀가 받은 전화는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 엄마가 물었다. "다음 달에 새언니 아버님 칠순인데, 우리도 봉투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사돈의 경조사를 시집간 며느리가 챙겨야 한다는 뉘앙스였다.

그 순간 그녀 머리 안에는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새언니가 자신에게 해준 게 뭐가 있나. 돌잔치 때 선물로 받은 건 내복 한 벌. 세일 스티커를 뗀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던 물건이었다. 생일 축하 메시지는 없었다. 시어머니가 입원했을 때도 연락 한 통 없었다. 그런데 칠순 봉투를 하라니.

불만이 폭발하는 건 순간이었다. 그녀는 달력에 기록해둔 모든 경조사 내역을 꺼냈다. 새언니의 결혼 축의금, 신혼집 선물, 임신 축하까지. 총 67만원을 썼고, 받은 것은 20만원도 채 못 된다. 차이는 47만원. 그 숫자는 단순한 돈이 아니었다. 어떤 감정의 온도를 측정하는 수치가 되어 있었다.

엄마의 말은 더 화를 부었다. "10만원이면 되는데, 왜 그런 걸 자꾸 따지니." 10만원 문제가 아니었다. 관계가 일방적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오빠에게 카톡을 보냈다. "먼저 정리할 게 있으면 정리하고 봉투를 생각해보겠다." 엑셀 캡처 파일도 함께 첨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시간 뒤, 오빠에게서 통화가 들어왔다. 새언니가 그 파일을 보고 울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가 갈등의 신호탄이 켜지는 순간인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불만은 이해가 간다. 누군가 자신을 덜 챙긴다고 느껴지면, 그 차이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가족 간 경조사는 '등가교환'이 아니라 '관계 유지 비용'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엑셀 정산표는 그 원리를 무시한 신호처럼 읽힌다. 마치 "우리 관계를 계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엄마는 "시누이 노릇을 그만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도 "그냥 10만원 보내고 끝내자"고만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빠도 침묵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밀어붙였다. 그녀는 고립됐다. 자신의 정당한 불만이 집요한 계산으로 읽혀 버렸다.

경조사 정산이 문제가 아니라, 그 정산을 어떻게 '말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면전에서 "받은 게 없으니까 챙길 수 없다"고 말했다면, 대화가 될 여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엑셀 파일로 숫자를 내밀고 "증거"를 제시한 순간, 대화는 재판으로 바뀐다. 상대방은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피고인이 된다.

남편이 한숨만 쉬는 것도 그 때문일 수 있다. 아내의 불만에 동의하면서도, 그 불만을 표현하는 방식이 시스템적 거리감을 만든다는 걸 감지했을지 모른다. 가족에 대한 정산은 정당할지 몰라도, 그 정산이 관계를 거래로 만들어 버린다는 아이러니.

혹시 다시 한다면? 엑셀 대신 "나는 이렇게 느껴"라는 말부터 시작했을 수 있지 않았을까. 숫자가 아니라 감정부터 나누는 것. 그게 비용이 아닌 관계의 언어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제가 새언니 쪽으로 쓴 돈은 67만원이고, 받은 건 내복 포함해서 20만원이 안 돼요. 엑셀 캡처도 같이 보냈고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