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이었던 아들이 군 복학 후 학교 생활이 재미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모 입장에선 순간 가슴이 철렁했을 법하다. 2년을 기다려 아이가 돌아왔는데, 몇 달을 학교에서 보낸 후의 소식이 "공부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으니 말인 것으로 보인다. 수학, 물리, 공학 과목들이 쌓여가는 공대 커리큘럼은 흥미로운 일도, 재미없는 일도 아니라 '의무'처럼 느껴지고 있었을까. 평범하게 학위를 따고 취업하는 일반적인 길을 걸어갈 거라고 암묵적으로 기대했던 부모에겐, 갑작스러운 고백처럼 들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들이 덧붙인 말이 중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2년 안에 결과물을 만들 거야. 그래서 휴학할 거야." 이것은 단순한 학업 포기가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시간을 직접 정했다는 뜻이었다. 막연한 도피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목표를 먼저 정하고, 그것을 위해 학교라는 제도화된 공간에서 물러나는 선택이었다.

아들이 눈여겨본 분야는 변리사였다. 이공계 전공자가 특허와 발명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경로다. 실제로 한국의 변리사 중 상당수가 공학 배경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법학 배경 없이 기술 지식만 가진 사람보다, 공학을 깊이 있게 공부한 사람이 변리사 시험을 준비할 때 훨씬 유리하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특허법과 기술 지식을 동시에 이해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해진 교육 경로에 맞춘 일반적인 진로 변경이 아니라, 자신이 보유한 강점을 다른 분야에 연결하는 전략적 선택이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처음 휴학 소식을 들었을 때는 불안감 없이 받아들였을 리 없다. 아이가 적성에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시험에 떨어지면 어쩌나, 학위가 남으면 나중엔 어떻게 될까. 이런저런 우려가 떠올랐을 거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그 1년간 계속 마음에 걸렸을 것으로 보인다. 합격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아들의 선택이 옳았는지 확신할 수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1년이 지났다. 아들은 변리사 시험에 첫 도전에서 합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많은 응시자들이 수년을 준비하는 시험에, 1년 만에 합격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그 1년이 얼마나 집중된 시간이었는지를 말해준다.

아들은 남은 4학기 등록금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학교에 가지 않으므로 등록금이 필요 없다는 것도 있지만, 부모 입장에서 이 한마디는 그보다 더 많은 의미를 전달했을 거다. 더 이상 학비가 필요 없다는 확신, 자신의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부모의 경제적 부담까지 덜겠다는 성숙한 의지 말인 것으로 보인다. 부모는 자식의 그 말 한마디에서 불안감이 풀렸을 것으로 보인다.

한 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사연을 올렸다. "저도 커뮤니티에 자식 자랑이란 걸 하는 날이 오다니"라며, 벅참을 드러냈다. 처음 불안했던 그 선택이, 1년 후엔 가장 확실한 성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눈에 비친 아들의 선택은, 세상이 말하는 '정해진 경로'를 벗어난 도전이 아니라, 자신을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었던 셈인 것으로 보인다. 사회는 '정해진 길'을 강조하고 그 틀 안에서의 성공을 기준으로 삼지만, 때론 다른 길이 더 빠르고 명확하다는 것을 이 사연이 보여주는 듯하다.


📌 원문 발췌

아들이 첫 도전에 변리사 시험 합격을 했어요. 2년 안에 결과물 만든다고 휴학하더니 1년만에 성과를...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