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진학을 꿈꾸던 학부시절. 경제적으로 타이트한 상황이었던 만큼, 진로를 정하기 전에 현실적인 조언을 듣기 위해 교수 연구실을 찾았다. "저 돈이 없어서 학부 때처럼 알바를 하면서 대학원에 갈 수 있을까요?" 이렇게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기대와 달랐다. "그따위 마인드로는 공부하지 말라"는 한 마디가 교수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당혹감을 온전히 설명하기란 어렵다. 학생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경로를 현실적으로 점검하려는 질문이었다. 경제적 제약 속에서도 대학원 생활이 가능한지, 그렇다면 장학금이나 연구비(RA) 같은 지원제도가 어느 정도 있는지를 알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진학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닐지 하는 불안감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마인드"—즉 개인의 의지 또는 태도의 문제로 환원되어버렸다.
이 답변이 내포한 가정을 들여다보면 문제의 성격이 보인다. 교수는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학생의 경제적 조건을 의지의 부족이나 학문에 대한 진심의 부재로 읽었을 가능성이 있다. 마치 알바를 해야만 하는 학생이라면 학문적으로 충분히 헌신할 수 없거나, 최소한 그런 조건은 학계에 어울리지 않다는 뉘앙스를 담은 발언처럼 들렸다는 반응들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 프레임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알바 여부는 학문적 자질이나 연구 능력과는 무관한 생존 문제라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돈이 없으니 벌어야 하고, 학문을 추구하고 싶으니 둘을 병행하려던 것일 뿐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순간 교수가 던질 수 있었던 다른 질문들과 대안들을 생각해본다. 대학원 과정 중에 이용 가능한 장학금 제도는 어떻게 되는지. RA(연구조교)나 TA(강의조교) 자리는 자주 생기는지, 그걸 통해 얼마나 벌 수 있는지. 선배들 중에 비슷한 상황을 헤쳐나간 사람이 있으니 경험담을 들을 수 있게 연결해주는 것. 또는 더 솔직하게, "경제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함께 찾아보자"라고 말해주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진로 상담이라는 신뢰 관계 속에서 교수가 할 수 있는 것은, 학생의 동기를 재확인하고 현실적 난제들을 함께 풀어가는 역할일 수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이 한 사례가 드러내는 것은 학계의 구조적 문제다. 학생의 경제적 현실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부족한가 하는 점이 그것으로 보인다. 마치 경제적 어려움이 개인적 태도의 결함이라고 보는 시선, 그리고 학문을 추구하는 학생들이 모두 경제적으로 충분한 배경을 지닌 것처럼 가정하는 관성이 상담 현장에서 무심코 튀어나오는 발언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닐까. 해당 게시글과 그곳의 댓글들에서 유사한 경험담들이 공유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깊은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이것이 개별적 불행만은 아님을 시사한다.
한국 대학원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교수의 이 말이 가진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높은 생활비, 불충분한 장학금, 늘어가는 학자금 대출의 부담—이런 조건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마인드"의 문제로 치부하는 발언은 학생에게 단순한 상처를 넘어 선택지 자체를 좁혀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원문 발췌
내가 돈이 없어서 알바하면서 대학원다닐수있냐니까 그따위마인드로 공부하지말랬음.
원본 출처: 더쿠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