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반복되는 20분의 지각. 마치 예약된 시간처럼 정확하다는 점에 상사는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단순한 성격 문제나 시간 감각 부족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출근 시간 자체가 바뀌어도, 그 바뀐 시간에서 다시 정확히 20분을 늦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9시 20분이 출근 시간이었을 때는 40분대에 들어오더니, 이제 10시 출근으로 정해진 뒤에는 10시 20분 근처에 나타난다. 마치 조정된 출근 시간과 자신의 행동 사이에 고정된 간격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평균보다 훨씬 많은 급여를 받으면서도 이런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은 분명해 보인다. 주 거래처가 워낙 까다로워서, 이 회사 입장에서는 그 거래처와의 관계를 오래 유지해온 경력 있는 직원이 절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높은 급여를 유지하는 것도, 혹시 이 직원이 떠날까봐서라는 점을 상사는 잘 알고 있었다.
지각은 아침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점심시간도 길게 가져가더니 늦게 돌아오고, 오전 일이 일찍 끝나는 날에도 10분은 부족한 식인 것으로 보인다. 마치 일의 진행 속도와 관계없이 자신의 리듬을 지키려는 모습이었다. 야근이 많은 직종도 아니고, 명절이나 여름휴가 이후 바쁜 시기조차도 20분 정도 지각하는 수준에서 그치기 때문에, 상사는 이를 '타협할 수 있는 범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정상인지에 대한 고민은 남아있다. 주 거래처가 2곳 정도라면, 혹은 대체 가능한 직원 구조라면 진작 조치를 취했을 상황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직의 의존도가 한 사람에게 집중될수록, 그 사람에 대한 규율 강제는 약해질 수 있다는 구조적 현실을 드러낸다. 직원 교체의 비용과 리스크가, 매일 20분의 지각을 묵인하는 비용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계산이 우선되는 것으로 보인다.
상사는 직원 한 명을 잃는 것과 지각을 묵인하는 것 중 뭐가 더 큰 손실인지 매일 저울질하고 있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거래처와의 관계는 신뢰라는 무형자산이고, 그 신뢰를 유지해온 사람을 순간의 규율 때문에 잃는 것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 이 악순환 속에서 직원은 자신이 대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상사는 그것을 알면서도 이렇다 할 제재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드러나는 것은, 조직 규율과 현실 경영의 간극인 것으로 보인다. 출근 규칙은 있지만 그것을 강제할 힘이 없고, 높은 급여를 주지만 그것이 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조직 문화에는 미묘한 메시지가 퍼져나가게 된다. 즉, '중요한 사람은 다르다'는 신호다. 그리고 바로 그 신호가 다른 직원들의 규율 의식도 흔들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 원문 발췌
주 거래처가 까다로워서 경력 오래된 직원이 필요하긴 해요. 자기도 안짤릴거 아니깐 당당하게 늦게 오는 거 같기도 하고.. 10시 출근하라고 하면 아마 10시 20분에 올거 같네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