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안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직 곳곳에서 기대감이 넘쳤다. 변화가 오려나 하고 가슴을 졸였던 사람들도 많았다. 누군가는 자기 부서가 개편될 거라고 예상했고, 누군가는 직급 개선이 이루어질 거라 믿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직제안이라는 단어 자체가 "조직이 움직인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이 공식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면, 그것만으로도 구성원들 사이에는 어떤 기대감이 심어진다.

그렇게 몇 주, 몇 달을 기다렸다. 회의는 여러 번 있었을 거다.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말도 나왔다.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했던 날들이 이어졌다. 그사이 사람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이 직제안에 걸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자기 몸과 마음에 깊숙이 배어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결과는 "변경사항 없음"이었다.

"결국 우릴 또 속이려던 겁니까"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구성원들의 실망이 분노로 변해 있다. 이 반응이 가진 무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실망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감정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기대를 만든 과정에서 신뢰가 훼손되었다는 해석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변경할 의사가 없었다면 왜 검토한다고 했는지, 왜 기대 가지라는 신호를 보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를 "블러핑 + 티배깅"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임이나 스포츠에서 쓰는 이 용어는 '허세를 떨다'와 '상대를 비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구성원 입장에서 보면, 마치 조직이 그들을 시험하거나 놀린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검토 중이라는 말이 얼마나 큰 신호였는지 생각해 보면, 그 신호를 받았던 사람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높았을지 쉽게 짐작된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직제안이라는 이름으로 몇 번이나 반복되어 왔다면, 신뢰의 기반이 흔들리기 쉬운 상황으로 보인다. 다음 번 직제안이 나와도 "어차피 변하지 않겠지"라고 미리 마음을 닫는 구성원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진정으로 필요한 변화가 와도 냉소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기대와 신뢰가 반복해서 무너지다 보니 조직 전체가 피로해진다는 의견도 나올 법하다.

결과 자체보다는 과정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단순히 "검토했지만 변경 사항이 없었다"는 설명보다는, 왜 검토했는지, 어떤 기준과 과정을 거쳤는지, 앞으로 어떻게 조직을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고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번 직제안이 나왔을 때도 구성원들의 반응은 이번과 달라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원문 발췌

역시 "블러핑 + 티배깅" 이었네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