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둘째로부터 한 통의 연락이 들어왔다. 시험장 문을 빠져나온 직후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목소리만으로도 무언가가 달랐다. 어색한 긴장감이 아니라, 안도감 같은 것이 섞여 있었다. 식품안전기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었다.

필기와 실기를 모두 통과해야 얻을 수 있는 국가기술자격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합격까지의 여정이 얼마나 험난할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지난 1년을 옆에서 지켜봐왔으니까 말인 것으로 보인다.

대학을 졸업한 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계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저녁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책을 펼쳤다고 한다. 낮에는 번듯한 직업 없이 알바로 하루를 보내고, 밤이 되면 자격증 공부를 한다는 게 얼마나 지치는 일인지 누구나 짐작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그것이 매일 반복되는 일이었다. 아침에 출근하고, 오후 늦게 퇴근하고, 저녁을 간단히 먹고 바로 책상에 앉는. 그런 리듬이 1년을 넘게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그렇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필기는 한 번에 통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행스러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국가기술자격 시험의 실기는 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필기에서 합격한 사람도 실기에서 수 차례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둘째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두 번의 낙방이 아니었다. 여러 번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떨어질 때마다 또 공부하고, 다시 시험 일정을 잡고, 또 응시하고, 그 다음엔 또 불합격. 이 사이클이 끝없이 돌았다. 그럴 때마다 늘어진 얼굴로 돌아오는 아이의 모습을 봐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 다음날이 되면 또 공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합격했다고 한다.

"아침에 잘 했네 한마디 하고 나왔어."

핸드폰을 내려놨을 때 딱 그 정도였다. 더 큰 축하도 없었고, 과장된 기쁨도 없었다. 이 가정의 방식이 그래왔으니까. 말로 떠벌리지 않고, 담담하게 사실만 전한다. 아이는 이미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한마디에 담긴 마음을.

그런데 지금 이 순간, 혼자만 뭔가 이상하다. 누군가에게 자랑하거나 떠벌린 것도 없는데, 가슴이 뭔가로 자꾸 미어진다. 저녁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매일 반복한 1년의 공부가 정말로 자격증이 되어버렸다는 게 실감이 난다. 필기에서 떨어지고, 실기에서 또 떨어지고, 그 과정을 반복해서 견딘 끝에 따낸 이 한 장의 증명서. 앞으로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묵묵히 저녁마다 책장을 펼쳤던 저 아이가 정말이지 자랑스럽다. 그리고 그 자랑스러움은 왠지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 원문 발췌

필기는 한번에 붙던데 실기를 매번 떨어지더니 오늘 합격 했다고 하네요. 아침에 잘 했네 한마디 하고 나왔는데 은근 기분 째지게 좋네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