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는 얼굴을 안 비치면서 친정에는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시누이. 손가락 하나 까딱 않는 그 모습이, 왜 유독 올케에게만 편함을 요구할까. 한 익명 게시판 글쓴이가 남편의 여동생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이 혼란을 풀어놨다.

시누이는 시댁에 거의 발을 안 디딘다. 그러면서 친정(글쓴이의 친정)에는 가장 먼저 찾아온다. 이 선택이 단순한 개인 취향일까. 심리학적으로 보면, 사람은 자신이 정한 역할에 따라 공간을 다르게 느낀다. 시누이는 시댁을 온전한 자신의 영역으로 여기지 않는 한편, 글쓴이의 친정을 '손님으로 와도 괜찮은 편한 공간'으로 규정한 것 같다. 이런 공간 인식의 차이는 행동으로 그대로 드러난다.

친정에 가면 시누이는 가만히 앉아만 있다. 과일을 깎을 때도, 밥을 먹은 후 설거지할 때도 마찬가지다. 글쓴이가 무언가를 하고 있어도 옆에서 구경만 한다. 이 행동은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글쓴이는 본다. '나는 여기서 손님이야'라는 선언처럼 보인다는 것. 올케(글쓴이)는 당연히 움직이고, 자신은 편안하게 앉아만 있어야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

더 답답한 건 시누이의 실리적 관심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의 남편 성과급이 많이 나왔냐고 은근히 묻는다고 한다. 받을 건 챙기려는 심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해주는 건 거의 없다. 과일을 깎아달라 해도 안 깎고, 설거지를 함께 하자 해도 옆에 앉아만 있다. 이런 불균형을 글쓴이가 지적하면, 오히려 시누이는 올케가 자신을 차갑게 대한다며 서운해한다고 한다. 받기만 당연하게 느끼면서, 친밀함은 상대가 먼저 내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구조다.

글쓴이는 동생이 아직 미혼이라, 혹시 자신도 시누이가 되면 올케에게 이렇게 대할까 하는 의문을 품는다. 하지만 현실은 명확하다고 본다. 만날 때마다 시누이에게서 느끼는 건 '너는 내 아래야'라는 무언의 계급 나눔인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대할 때는 그렇게 대하면서, 정작 친해지고 싶다는 말을 하는 그 모순이 글쓴이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관계가 이대로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글쓴이는 본다. 만날 때마다 '별로' 되는 기분은 자연스럽게 거리감으로 이어진다. 더 노력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느낌도 든다. 글쓴이가 그리는 이상적 시누이상은 이렇다. 배우자가 생기면 그 배우자를 귀하게 여기고, 올케 앞에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모습.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시댁 관계의 어려움은 단순한 세대 간 알력만이 아니라, 상대방을 어떻게 정의하고 대하는가의 문제로 보인다. 손님 대접과 가족 같은 대접이 뒤섞여 있을 때, 양쪽 모두 지치는 관계가 되는 건 아닐까.


📌 원문 발췌

시댁엔 발길도 안하면서 시댁욕은 제일많이하고 친정엔 제일 먼저와서는 과일깎을때나 설거지할때나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