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과 유치원 현장에서는 대체 왜 5백 원짜리 머리핀이 종사자들의 퇴근을 가로막는 사건이 되는가. 한 어린이집 종사자가 올린 게시글이 이 반복되는 상황을 직시하고 있다. 아이가 다녀갈 때 묶었던 머리핀이 없어졌다고, 퇴근 시간 무렵에 부모가 전화를 걸어 찾아 달라는 식의 요청이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것으로 보인다.
금액으로 따지면 고작 5백 원에서 1천 원대. 명품이 아닌 이상 어느 만큼의 가격이 부모의 항의를 정당화할까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여러 보육 시설 종사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이게 단순히 물건값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정말로는 무엇이 문제일까.
타이밍이 흥미롭다. 종사자들이 하루를 마무리하고 퇴근을 앞두고 있는 바로 그 시간. 이는 단순한 물건 분실 보고가 아니라 하루 종일 축적된 부모의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이 일치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퇴근 시간은 아이를 데려가며 아이의 하루를 훑어보는 순간인데, 예상과 달라진 외모나 분위기(예: 머리핀이 없다)를 발견하면, 그 순간의 감정이 폭발하기 쉽다. 원에 대한 불만이 아니어도 생기는 감정적 격발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가면 뛰고, 낮잠을 자고, 여러 활동을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머리핀 같은 작은 액세서리는 구조적으로 떨어지거나 분실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놀다가 긁히기도, 낮잠 중 베개에 묻히기도, 벗겨져서 어딘가에 남겨지기도 한다. 이는 원의 과실이 아니라 아동 보육 환경의 필연성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부모가 이를 '원에서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혹은 '아이가 잃어버린 것을 찾아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작은 핀 하나는 종사자와 부모 사이의 갈등 포인트가 되어 버린다.
아이 스스로는 자신이 머리핀을 했는지, 없어졌는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아이를 데려가면서 "머리핀이 없네?"라고 되묻거나 종사자에게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불안감과 함께 책임을 누군가에게 돌릴 생각이 든다. 문제는 물건이 아니라, 부모가 그 순간 느끼는 불안감, 통제력 상실의 불편함, 혹은 아이에 대한 책임이 원에 맡겨졌다는 죄책감이 섞인 복잡한 감정인 것으로 보인다. 그 감정이 종사자를 향해 투사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어떻게 해결할까. 부모 입장에서도 새 머리핀을 사 주면 끝난다. 하루 종일 보육 현장을 책임진 종사자에게 5백 원짜리 물건 하나를 찾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상대방의 피로도를 높일 뿐인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완벽한 보관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아이를 맡기는 부모로서 '분실될 수 있는 물건'이라는 전제 아래 선택하는 것이 더 건강한 관계 맺음이 아닐까. 감정의 출구를 물건에 투사하기보다는, 그 불안감 자체를 인식하고 다루는 것이 모두에게 필요해 보인다.
📌 원문 발췌
머리핀 그거 얼마 하지도 않는거. 해봤자 오백원 천원 하는거 찾아내라고 퇴근시간에 전화할 정도로. 정작 애는 자기가 머리핀을 했는지 기억도 못할것같은데.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