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부모가 같은 해에 팔순을 맞이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또래인 두 분이 동시에 이 나이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함께 기념할 수 있다고 생각해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팔순을 한꺼번에 축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여러 항목을 챙기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터져 나왔다고 한다.

시부모 쪽은 팔순 잔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시댁의 논리 근거였다. 시아버지는 팔순이 되기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병상에 있다가, 결국 팔순을 훨씬 넘긴 나이에 별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한 와중에 "시부모를 위한 팔순 잔치"라는 것이 자명하게 현실적이지 않았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시어머니 역시 작년이 팔순이었지만, 남편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본인이 직접 기념 행사를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즉, 시부모 쪽이 팔순 잔치를 하지 못한 이유는 온전히 시댁 자신들의 건강 상황과 개인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무엇을 문제 삼았을까. 친정 부모의 팔순이 다음 달로 다가오자 이들은 반발에 나섰다. "시부모도 팔순 잔치를 못 했는데, 친정 부모는 왜 하는가"라는 주장이었다. 심지어 "못 배운 집안"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이런 반응이 이해 불가능해 화병이 날 지경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정에서 자신의 부모님을 기념하려는 것이 왜 시부모 쪽의 형편과 연결되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주장에는 근본적인 논리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팔순 행사는 본래 당사자인 부모님과 그 자녀들이 중심이 되어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시부모의 팔순과 친정부모의 팔순은 각각의 가족 단위에서 별개로 결정되는 사안이라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한쪽 가족의 형편이 다른 쪽 가족의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발상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올 법하다.

더욱이 시부모 쪽이 팔순 잔치를 하지 못한 이유가 글쓴이와는 무관한 시댁 자신들의 선택과 형편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 결과를 며느리의 친정 부모에까지 제약할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시아버지의 병환, 시어머니의 개인적 결정—이 모든 것이 시댁 내부 사정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친정 쪽까지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논리는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는 점에서, 글쓴이의 혼란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봐야 한다.

글쓴이는 명확한 결정을 내렸다. 친정 부모님의 팔순 잔치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댁 어른들은 초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친정에 미리 상황을 설명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는데, 이는 요구 없는 충돌을 피하고 부모님이 편한 마음으로 팔순을 맞이하길 원하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 결정이 과한 것 아닌가 하고 고민하는 이들도 있을 테지만, 많은 사람들은 글쓴이의 대응이 정당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부모를 위한 행사 여부를 시댁의 형편에 맞춰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비판이 사그러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상황에서 글쓴이가 자신의 판단을 지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결정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 원문 발췌

문제는 올해 제 부모님 팔순이 다음달이라 이것저것 준비하는중 시어머니랑 시누가 알게 됬습니다. 난리가 났네요. 어디 시부모 팔순도 안했는데, 친정 부모 팔순을 하냐고 못배워 먹은 집안이니 뭐니 하면서 거품을 무네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