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드라이버는 참 편한 도구다. 손으로 나사를 하나하나 조이던 시절을 생각하면, 버튼 몇 번으로 작업을 마칠 수 있다니 정말 혁신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창고 도어락을 교체하면서 이 편의성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문제는 이미 설치되어 있던 도어락의 나사에서 시작됐다. 이전에 누군가가 문고리 작업을 해둔 흔적이 있었는데, 그들이 남긴 것은 제대로 된 도구가 아니라 망가진 나사였다. 나사 머리가 완전히 뭉개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버를 대고 돌려봐도 헛도는 느낌만 있고, 나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런 현상을 '나사 슬립(스트립)'이라고 부르는데, 기술적으로는 '캠아웃'이라고도 한다. 얕은 나사홈을 가진 철물에서 이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원인은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동드라이버로 마무리 조임까지 풀 토크로 돌려버린 것으로 보인다. 전동드라이버는 회전력 조절이 어렵고, 특히 마지막 단계에서 순간적으로 큰 힘이 집중된다. 도어락이나 문고리처럼 작은 나사는 이 과정에서 나사 머리가 변형되기 쉽다. 더 이상 드라이버 끝이 제대로 박히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돌려도 빠지지 않는다.

망가진 나사를 빼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써봐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천천히 드라이버를 비틀며 나사 머리의 일부가 드라이버에 걸리는 각도를 찾았다. 유화유를 나사 주변에 떨어뜨려 녹이 덜 생기도록 하고, 나사 위에 고무밴드를 덮어서 드라이버의 그립력을 높이는 기술도 썼다. 이 모든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이 와중에 계속 드는 생각은 처음부터 손 드라이버로 마무리했으면 이런 고생이 없었을 텐데라는 것이었다.

새 도어락을 설치하는 과정은 이전의 고생에 비하면 훨씬 순조로웠다. 기존에 뚫려 있던 나사 구멍을 활용해 새로운 도어락의 손잡이 부분을 조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고리 교체 자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순서는 단순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문고리를 풀어서 빼고, 새것을 정해진 순서대로 끼운 뒤 나사로 고정하면 된다. 다만 한 가지, 절대 놓치면 안 되는 함정이 있었다. 쇠 뭉치라고 부르는 내부 부품이 있는데, 이걸 거꾸로 조립하면 나중에 다시 풀어서 뒤집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대충 끼워서 나사를 조이다가 뭔가 이상한 걸 깨닫고 다시 풀어야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 도어락 교체를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으로 보인다. 전동드라이버의 편의성은 사실 마무리 단계까지는 한계가 있다는 것. 나사의 최종 조임, 특히 철물이나 작은 나사를 다룰 때는 반드시 손 드라이버로 마무리해야 한다. 손으로 직접 조아야 나사 머리와 드라이버 끝의 접촉 상태를 느낄 수 있고, 그래야 과토크로 인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 기본적인 기술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시공 업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편의성에 취한 나머지 이런 세부 기술을 간과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도어락 하나, 나사 몇 개에 대해 이렇게 깊게 생각해본 것도 조금은 우스울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손 기술을 무시하는 것이 결국 집 안의 여러 곳을 망치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 원문 발췌

기존에 문고리 작업 해둔분이 전동드라이버를 사용해서 나사가 빠가가 되있네요. 전동드라이버가 편하긴 하지만, 최종적으로 힘을 줘서 조아야 할때는 손으로 조았으면 좋겠네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