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거슬리는 것이 있다면, 그건 소리의 크기나 종류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한 누리꾼의 경험담에 따르면, 윗집 아이의 뛰어다니는 소리, 공사음, 심지어 가족끼리 싸우는 소리까지도 "그렇겠구나" 하며 넘어갈 수 있는데, 유독 아버지가 폰 스피커로 유튜브나 게임을 할 때만 불쾌감이 올라온다고 한다. 보통의 소음에는 관대하면서도 한 사람의 소리에만 예민한 이유는 무엇일까.
흥미로운 점은 같은 가정 안에서 어머니의 폰 소리는 거슬리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가 폰으로 뭔가를 볼 때면 자연스럽게 이어폰을 사용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어머니의 폰에서 나오는 소리 자체가 없으니 불쾌감을 느낄 이유가 없는 셈. 아버지의 경우는 다르다. 같은 음량에서 나오는 소리일지라도 글쓴이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가 훨씬 어려웠다고 한다.
여기에 심리적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공사나 층간소음은 '발생 주체가 그것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무의식적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가족이 내는 폰 소리는 어떨까. 머릿속에 자동으로 "이어폰을 끼면 충분한데"라는 선택지가 떠오른다.
같은 소음이라도 그것을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는 순간 불쾌감은 증폭되기 쉽다. 상대방이 그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무의식적 불만이 소리에 얹혀 들리는 것일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는 처음에 AI 나레이션이 뒤섞인 쇼츠 영상들이 주범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유튜브 영상이나 게임 사운드를 들어도 마찬가지로 거슬렸다. 결국 소리의 질이나 종류가 아니라 그 소리를 누가 내는지가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 흥미로운 건, 글쓴이 자신도 혼자 있을 때는 폰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에는 습관적으로 이어폰을 끼고 다닌다. 이는 이 심리 구조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가정 내 소음에 대한 일반적인 민감도 패턴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자신도 그렇게 행동하는데 상대방은 그렇지 않을 때, 인간은 그것을 '선택'으로 인식하고 불만을 품기 쉬운 구조라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반응이 이상하다고 느낄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가족 관계 내에서 매우 흔한 패턴이라는 반응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같은 행동이 누구에게서 나오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강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결국 발신원과의 관계와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불쾌감의 크기를 결정하는 심리 구조이기 때문일 수 있다.
📌 원문 발췌
유독 폰에서 나는 소리는 굉장히 불쾌하고 거슬립니다. 어머니는 폰으로 뭘 볼때는 이어폰 쓰는 성향이라 엄마폰에서 나는 소리가 거슬리진 않았습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