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동원된 병력을 대규모로 추가 파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동북아 정세가 다시 한번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총동원령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전쟁의 장기화와 격화가 거의 확정적이라는 신호마저 주고 있다.
이 와중 한국은 어떤 입장일까. 한국 정부는 북한 병력 파병이나 러시아의 전술 변화에 대해 표면적으로 중립을 지키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직접적인 개입은 피하고 '관망'의 입장을 유지해왔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복잡한 지정학적 위치, 북한과의 지속적인 긴장 관계를 감안했을 때 노골적으로 한쪽 편에 서는 것의 리스크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립 기조는 어느 정도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중립 전략이 지금 예상치 못한 다른 곳에서 대가를 취하고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직후의 유럽과 지금의 유럽은 사뭇 다르다. 처음에는 물품 공급 자체가 급했지만, 2년 이상의 지속된 전쟁 속에서 유럽 각국의 방위산업 조달 정책이 눈에 띄게 변했다는 분석인 것으로 보인다. 초기의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차츰 가치 지향적인 파트너십을 찾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방산 협력 대상을 선정할 때 제품 사양과 가격만 비교하던 것을 넘어, 그 파트너 국가가 현재의 주적인 러시아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정책적 우선순위로 삼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폴란드나 루마니아 같은 나라들은 특히 이 경향이 두드러진다. 러시아를 직접적인 군사 위협으로 보는 이들은 명확한 반러 입장을 취하는 국가들과의 방산 협력을 선호하는 방식으로 조달 기준과 입찰 정책을 바꿔나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입장에서 이것은 구조적 딜레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지적한 대로, 중립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유럽 방산 시장에 발을 들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유럽의 주적으로 굳어진 이 구도에서, 확실한 입장 표현이 없는 중립 자체가 신뢰 부족의 신호로 읽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북한의 추가 파병과 러시아의 공세 강화는 동북아 안보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과정에서 한국 방산업계가 마주할 새로운 난관은 직접적인 군사 위협이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의 '신뢰 결핍'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립이 과거에는 안정성과 신뢰의 상징이었다면, 지금은 그것이 기회비용으로 변모하고 있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우린 중립 관망모드 겠지만 대신 앞으로 방산쪽에서 유럽쪽 세일은 쉽지 않을듯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