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앞두고 있던 산모는 남편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챘다. 집에 필요한 물건들을 자꾸만 사자고 주장했는데, 그 물건들이 뭔가 중복되고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불이었다. 신생아 침구류도 준비했고, 여분의 침구도 충분한 상황에서 더 사자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 마트에 가면 그릇과 수저 세트를 자꾸 집어들었다. 이미 기성 세트 여러 개를 선물받아 쓰고 있고, 수저도 여러 세트가 있었다. 파손으로 일부가 줄어들었지만, 그것도 일상적인 일인 것으로 보인다.
출산이 정말 임박해진 어느 날, 산모가 마트에서 다시 같은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이 또 다시 그릇, 수저, 조리도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기 이유식을 해야 하니까 전용 그릇, 수저, 조리도구가 필요하다"는 게 남편의 주장이었다. 산모는 논리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유식은 보통 생후 6개월부터 시작되고, 아기가 먹는 양도 매우 적으니 지금 큰 도구를 사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산모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산후조리원이 끝나면 엄마아빠가 주말마다 와서 아기를 봐주신다고 하셨어." 그 한 마디가 모든 것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불, 그릇, 냄비… 이 모든 것이 실은 시부모님을 위한 준비였던 것으로 보인다.
산모는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상황의 전모를 파악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후도우미는 주중에만 와서 산모와 아기를 돌본다. 그런데 산후도우미 서비스에는 이미 산모 식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남편이 "어차피 음식은 산후도우미가 다 해준다"고 명시적으로 말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산모가 물었다. 그 음식이 시부모님과 남편을 위해 늘려서 준비되는 건가? 대화를 거슬러 올라가며 정리해보니, 그릇과 수저를 더 사야 하는 이유는 시부모님이 주말마다 묵으면서 "식사를 하셨을 때" 설거지가 많아지기 때문이었다. 이불을 사는 이유는 시부모님이 자실 침구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냄비와 조리도구는 결국 시부모님을 접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생아는 보통 처음 몇 개월을 산모와 함께 자면서 수유와 야간 돌봄이 이루어진다. 산모 자신도 신생아용 침대를 안방에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시부모님은 아기방의 별도 침대에서 주신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신생아를 "봐주러" 온다고 했는데, 산모가 밤새 아기와 함께 자고 시부모님이 다른 방 침대에서 주무는 형태가 정말로 돌봄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산모는 그 상황에서 자신이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은 단순한 시댁 방문 문제가 아니었다. 원래부터 친정과 시댁에 대한 대우가 비대칭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친정은 거리가 멀어 방문이 제한적이었고, 명절도 당일 방문만 하도록 제약되었다. 시댁은 40분 거리였음에도 주말 숙박을 하는 상황이었다. 과거에 친정 부모님이 물을 직접 떠먹으라고 한 말이 남편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고, 이것이 친정을 멀리하는 이유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부터 친정과의 관계는 계속 제약받았다.
더 복잡하게 얽혀 있던 것은 집 구매 자금의 문제였다. 신혼집 구매 시 친정에서는 소액을 지원했고, 현재의 집 구매 시에는 시댁에서 1억 원대의 지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의 논리는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댁의 경제적 지원이 없었으면 지금의 집을 살 능력이 없었을 테니, 이제부터는 시댁에 잘해야 하고 지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산모는 이에 반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정도 부족한 대로 보태줬고, 부부가 노력해서 모은 돈도 있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눈치보였다"며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산후 회복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여성이 감당해야 하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산모가 어떤 환경에서 회복하기를 원하는지, 누구의 도움을 받고 싶은지는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해야 한다는 게 산모의 입장이었다. 산모는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받는 동안은 친정 엄마의 도움을 받고 싶었다. 그런데 남편은 자신이 일한 후 돌아와서 처갓집 사람들이 있으면 불편하다는 이유를 들었고, 시부모님이 와서 도와주면 편할 거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모의 회복이나 의사는 그 대화에서 중심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시글 마지막에는 "시부모님 불편하다는 말에 꽂혀서 징징거리는 모습을 보니까 애 낳기 싫어져요"라는 표현이 남겨져 있었다. 출산이라는 생명을 바꾸는 경험 앞에서, 자신의 회복기에 대한 선택권이 무시되는 현실에 산모가 느끼는 막막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 원문 발췌
남편 : 애기 낳으면 엄마아빠가 주말마다 와서 애 봐주신대. 그릇 수저 식세기로 설거지 하면 부족하잖아. 더 사자.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