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낮 시간을 택해서 동네 카페에 들어갔다. 기혼인 친구들과 함께였고, 24개월 된 아이도 함께였다. 카페는 꽤 널찍했는데 고객은 많지 않았다. 저희 자리 말고는 한 팀이 더 있었는데, 커플이었다.

친구들과 수다를 나누고 있던 중이었다. 아이가 갑자기 "아~~~~~~~" 하고 5초 정도 소리를 냈다. 그 순간 커플이 고개를 돌아 흘끗 쳐다봤다. 즉각적인 반응이었다. 나는 재빨리 아이에게 말했다. 아이는 조용해졌다. 상황이 마무리된 줄 알았다.

그런데 얼마 후 문제가 됐다. 어느새 아이가 그 커플이 앉아 있는 테이블 근처로 가 있었고, 탁탁 치고 있었다. 테이블과 의자를 두드리는 모양이었다. 이건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이었다. 내 눈에 띄고 나서야 깨달았을 정도다. 나는 얼른 아이를 데려왔다.

이 과정에서 커플의 반응을 계속 봤다. 둘 다 무표정했다. 흘끗 쳐다봤을 뿐 말을 걸지도, 표정을 짓지도 않았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해석하기가 애매했다. 분명히 불편함을 표현하고 싶은 시선이었나? 아니면 그냥 아이라서 자연스럽게 반응한 것일까? 알 수 없었다.

나는 이 만남을 끝낸 후에도 자꾸만 그 순간들을 떠올렸다. 특히 커플의 무표정한 눈빛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자책의 감정이 생겼다. '내가 아이를 잘못 다뤘나?' '아이를 덜 제지했나?'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두 번 다 아이를 제지했다. 오히려 빠르게 반응했다.

'맘충'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다. 양육자가 아이의 행동을 방치하거나 합리화하는 것을 두고 쓰이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나는 아이의 행동을 방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그렇다면 내가 맘충인가?

생각해보니 핵심은 보호자의 행동 여부에 있는 것 같다. 아이가 떼를 쓰고 소음을 내는 것 자체는 24개월 아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그 상황에서 양육자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가만히 두나, 즉각 제지하나, 아이에게 상황을 설명하나 하는 차이다.

커플의 무표정한 반응도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명확한 항의를 의미하는 건지 단순히 아이에게 시선을 준 것일 뿐인지 모른다는 게 중요해 보였다. 나는 이 불확실성 때문에 계속 자책했던 걸 수도 있다. 아이의 행동 자체도, 상대방의 반응도, 모두 명백한 문제로 보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결국 '맘충'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이의 행동 자체라기보다는, 양육자가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했는가에 달려 있다. 이 사례에서라면 보호자의 대응이 있었던 만큼, 크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


📌 원문 발췌

커플이 한번 흘끗 뒤돌아보길래 아이를 조용히 시켰습니다. 그 후 아이가 그 커플 테이블에 가서 탁탁 치고 있더군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