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보스라는 이름 아래 그 인물이 품고 있는 불일치가 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다르게 그려내는 악함이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어디서나 듣는 수식어들을 모아보면 사이코패스, 극악무도, 위험인물 따위다. 마치 게임 내에서 그런 모습을 충분히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준다. 그런데 정작 게임 본편을 진행하며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그의 행적은 생각보다 단순한 편인 것으로 보인다.

본편 스토리에서 이 인물이 실제로 한 일은 무엇인가. 회사에 습격을 시도한 테러범들을 진압한 것으로 보인다. 그게 전부인 것으로 보인다. 월급을 받는 회사 직원으로서 자신이 속한 기업을 지키려 했던 행동이 주된 역할인 것으로 보인다. 애니메이션 엣지러너에서도 상황은 비슷하게 전개된다. 기업 시설로 침입하려는 범죄자들을 요격하는 역할만 반복된다. 경비와 보안이라는 본분을 다하는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종보스라고 부르기에는 직접적인 위협을 게임 진행 중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플레이어가 경험하는 '악행'이 명확하지 않은 최종보스라는 설정 자체가 이미 불일치를 품고 있는 것처럼 읽힌다. 진정한 악당이라면 게임을 진행하며 그의 비열한 짓거리들이 자주 드러나거나, 아니면 강력한 위협으로 느껴져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어느 쪽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최종보스 지위는 정확히 어디서 나온 걸까. 깊게 추적해보면 유일한 근거는 한 인물의 일방적인 복수심인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이 자신의 죽음을 당했다고 믿고, 그 죽음을 만든 주범이 저 녀석이라고 몰아붙인 것으로 보인다. '저 녀석은 죽일 놈'이라며 계속 난리를 치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대립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사 구조 수준에서 보면 이는 흥미로운 선택처럼 읽힌다. 서브플롯의 개인적 원한을 메인 스토리의 빌런 구도로 끌어올린 것인데, 그 과정에서 이 인물 자신의 정당성이나 입장은 철저히 생략된 것 같다. 자신이 왜 이렇게 대항당하는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설득할 기회를 단 한 번도 주지 않은 채다.

가장 아이러니한 순간은 결말에서 드러난다. 정작 그 인물은 자신이 왜 죽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화면에서 사라진다는 반응이 있다. 복수라는 명목으로 타격당하지만, 자신의 입장에선 뭔 소리하는 거냐는 표정일 따름이라는 평가다. 자신의 정당성을 설득할 기회는 단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설정으로는 극악무도한 악당이지만, 플레이어의 체험 수준에서는 그가 어떤 악함을 저질렀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점이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악한 최종보스로 규정되었을 뿐, 그 악함의 내용물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설계 관점에서 보면 이는 구조적인 낙차다. 최종보스의 설득력은 플레이어가 직접 체감한 위협이나 악행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 인물은 주인공의 개인적 원한으로만 적대 관계가 성립되었다. 서브플롯의 감정선을 메인 내러티브의 빌런 구도에 무리하게 끌어다 쓴 구조적 선택인 셈인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감정이입할 명분이 약한 채로 최종보스 전투에 도달하게 된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극악무도한 악당으로 설정했지만 그 악행이 실제로 드러나지 않으면, 결국 플레이어는 "이 사람이 정말 무엇을 했길래?"라는 의문을 품고 마지막 전투를 마무리하는 셈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사이코패스+극악무도하다고 하지만 정작 이런 설정이 사펑 본편에서 이 설정이 묘사되는 구간이 없음. 스토리에서는 월급받고 있는 회사 습격한 테러범 잡기.

원본 출처: 루리웹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