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피해야 할 음식들에 대한 주장을 자주 듣는다. 면요리, 튀김, 기름진 음식은 특히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나이가 들수록 멀리해야 한다'는 식으로 반복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마치 이들이 건강의 적인 것처럼 말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통념이 정말 타당한지 의문을 던지는 사례가 존재한다.

일본인들의 일상 식습관을 들여다보면 꽤 흥미로운 현상이 눈에 띈다. 라멘은 일본에서 가장 대표적인 일상 음식으로 여겨진다. 국수 위에 국물을 붓고 다양한 토핑을 얹은 이 음식은, 직장인부터 학생, 심지어 고령자까지 광범위하게 즐겨 먹는다. 거기에 튀김(덴뿌라)도 일상적으로 섭취되는 음식인 것으로 보인다. 새우튀김, 채소튀김, 흰살 생선 튀김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결국 기름에 튀긴 음식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이에 더해 맥주 문화도 상당히 발달해 있어서, 저녁 시간에 펍이나 작은 술집에 나가 맥주를 마시는 것이 일상적인 사회 활동이 되어 있다.

겉으로만 보면 건강에 해로울 법한 식습관을 이토록 지속하면서도, 일본의 평균수명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이 역설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일상에서 받아온 건강 정보와 현실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역설을 설명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가장 유력한 가설은 '개별 음식만 떼어내서 평가하면 안 된다'는 관점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라멘과 튀김을 자주 먹는다는 사실만 추출해서 보면 건강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처럼 예상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전반적인 식습관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정이 꽤 다르다. 라멘이나 덴뿌라 같은 음식과 함께, 채소와 생선을 중심으로 한 식단이 일상적으로 병행되어 있다. 특히 일본 요리의 특징상 작은 그릇에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조금씩 덜어먹는 방식이 일반화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한 끼에 섭취하는 전체 칼로리와 나트륨 양이 상대적으로 절제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인 것으로 보인다.

식사량 절제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 방식 전체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관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종종 음식 자체의 성분이나 영양가만 강조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같은 음식이라도 먹는 사람의 신체활동, 스트레스 수준, 수면 패턴, 음주 습관의 절제 정도 등에 따라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걷기 문화가 발달했고, 대중교통 이용이 많아서 일상적인 신체활동 수준이 높은 편인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녹차 마시는 문화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녹차를 많은 일본인이 정기적으로 섭취하고 있다. 물론 하나의 음료가 다른 모든 건강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식습관의 전체 그림에서 보면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요소가 계속 상쇄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특정 음식이나 음료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제시된다.

결국 이런 현상은 '면과 튀김은 무조건 해롭다'는 식의 단순하고 절대적인 금기가 얼마나 맹목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물론 과식이나 극도로 편향된 식습관은 피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특정 음식 자체를 악마화하거나, 한두 가지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그 음식을 먹는 방식·양·빈도와 전체적인 생활 습관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관점이 나온다. 통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그 통념이 정말 보편적이고 타당한 진리인지 한 번쯤 의심해보고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