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인 나는 신부전증으로 투석을 받고 있다. 투석은 단순한 병원 방문이 아니다. 이동시간을 포함하면 한 번에 3~4시간이 걸린다. 수요일과 토요일 오전 6시에 병원을 가야 하는데, 이 루틴은 융통성이 거의 없다. 투석 환자에게 이 치료 일정은 생명줄과 같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직장에서 많이 배려해줬다. 근무시간을 조정해 주 2회 투석에 맞췄고, 아이 등하원(오전 8시반~오후 4시반)도 가능하게 해줬다. 남편은 육아와 가사를 자연스럽게 함께한다. 친정부모님은 투석 날 오전에 아이를 돌봐주신다. 현재의 일상은 각 요소가 정밀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그런데 시댁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게 됐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소 한 달이 걸릴 거라며 우리 집에서 지낼 수 있냐고 물었다. 시부모님은 아직 직장에 다니신다. 비교적 가까운 우리 집이 나을 거라 생각하신 것 같다. 물론 시동생 집도 있고, 시누이 집도 있는데 말인 것으로 보인다.

솔직하자면, 나는 이 제안이 가볍지 않다. 투석하고 나면 피로가 심해서 한두 시간 쉬는 경우도 있다. 수요일에 투석을 받고 출근할 땐 힘들면 집에서 근무하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 손님을 맞고 밥을 챙기는 일은 버거워 보인다.

더 복잡한 것은 식사다. 남편과 아이는 같은 음식을 먹는데, 나는 투석 때문에 수분과 체중 관리를 해야 해서 따로 신경을 써야 한다. 시부모님까지 모시게 되면 끼니를 더 챙겨야 한다. 그리고 친정부모님의 도움이 노출될까봐 걱정된다. 현재는 투석 시간이 아이 어린이집 등원 시간대라고만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친정부모님이 주 2회 오전에 와서 아이를 챙겨주신다. 과거에 시댁과 친정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터라, 이런 '뒷받침'이 드러나는 것이 편하지 않다.

남편은 "내가 집안일도 다 하고 아이도 더 잘 보겠으니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실 테고, 나는 당사자로서 "무언가 안 하면 게을러 보일까"라는 불안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은연중에 "여자니 힘들어도 집안일과 육아는 당연히 할 것"이라는 시선을 느낀 적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은 처음에 "숙소를 따로 얻어드리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본인 월급만으로 가계를 꾸리기가 빠듯한 상황이라, 불필요한 지출은 아껴야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사 기간이 한 달을 넘을 수도 있으니 숙소비가 커질 가능성도 크다는 게 그의 걱정인 것으로 보인다. 시부모님도 "자식들 집이 가까운데 뭣하러 숙소를 따로 잡느냐"고 하신다.

어쩌면 시부모님 입장에서는 충분히 배려 있는 제안일 수도 있다. "도와주겠다"는 말도 진심일 거다. 하지만 그 도움이 실제로 나를 편하게 할지는 별개다. 나의 투석은 정해진 날짜와 시간으로만 가능하다. 급할 때를 제외하고는 변경이 거의 불가능하다. 친정부모님의 도움도 계속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한 달간 시부모님이 머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도움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아픈 가족을 진심으로 배려한다면, 그의 루틴과 한계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선의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존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것이 진정한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 원문 발췌

토요일 투석하고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집에서 두어시간은 잘 때도 있어요. 수요일은 투석 후 출근하는데 힘들면 집에서 근무하기도 해요.

원본 출처: 네이트판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