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통화했던 어머니의 한마디가 자꾸만 떠올랐다. 70대 후반, 특정 정당만 줄곧 지지해 온 분이었는데, 갑자기 "***은(는) 대통령하고만 싸우려고 해서 *** 당대표가 되면 안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순간 정말 놀랐다.

이 분은 사실 뉴스를 거의 보시지 않는다. 아침에 신문을 펼치거나 저녁 뉴스를 챙겨 보는 분도 아니고, SNS를 할 리도 없다. 평생 한 정당의 입장에서만 세상을 해석해 오셨고, 대부분의 시사 이슈는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나 가끔 TV에 흘러나오는 뉴스 자막을 통해 알게 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관계자 후보자 이름과 그들 간의 갈등까지 세세히 언급하고 있다는 게 신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순간이 왜 자꾸만 생각에 걸렸을까. 단순한 가족 이야기로 읽히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건 현재의 여론이 얼마나 깊숙이 일상에 파고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뉴스나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던 고령층까지 특정 정치인의 이름과 당 내부 경선 이슈를 자연스럽게 입에 담는다는 것은, 그 정보가 TV나 유튜브, 혹은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같은 간접 경로를 통해 흘러 들어왔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마치 물이 틈새로 스며드는 것처럼, 특정한 여론이 다양한 매체와 일상의 대화를 통해 거의 모든 층에 닿아 있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어떤 이슈를 알게 되고, 그것을 자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할 때, 그 여론은 이미 임계점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자들이 말하는 '여론의 확산'은 보통 뉴스나 SNS의 조회 수로 측정되지만, 실제로는 이처럼 "뉴스도 안 보는 사람까지 그걸 아냐?"라는 놀라움 속에 현실화된다. 우리가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는 정치 정보가 사실은 훨씬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다는 역설이 여기에 있다.

어머니와의 그 짧은 통화는, 결국 "여론이라는 게 얼마나 빠르고 광범위하게 움직이는가"를 한 번 더 깨닫게 해 준 순간이었다. 특정 인물이나 이슈가 세간의 입에 오르면, 그것은 뉴스 앱을 켜는 사람들뿐 아니라, TV 앞에 앉아 있는 고령층,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 그리고 일상의 반찬 이야기 중간에 누군가 던진 한마디까지도 타고 흘러 다닌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단순히 "여론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현대 정보 사회에서 특정 이슈나 인물이 얼마나 빠르게 다층적인 경로를 통해 전 사회적으로 파고드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뉴스를 찾아보지 않는 사람도 알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여론의 힘이자 동시에 현대 미디어 환경의 특성인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뉴스도 잘 안 보시는 분인데 그런 말을 하시는 걸 보고 좀 놀랬습니다. 평생 *** 편에서만 얘기 하시던 어머니가 이제는 *** 당대표까지 걱정해 주시네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