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원가에서 한 가지 이상한 풍경이 일상화됐다. 강사들이 티셔츠, 키링, 노트 같은 기념품을 만들어 수험생에게 나눠주는 일인 것으로 보인다. 처음엔 학원의 단순한 홍보 기념품으로 출발했지만, 요즘은 훨씬 더 복잡한 마케팅 생태계로 변해 있다.
특히 *** 지역의 공시학원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 현상은, 수험 시장 자체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최근 몇 년간 공시 학원가는 '스타강사' 중심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강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학원 선택의 기준이 시설이나 커리큘럼이 아니라 '그 강사의 수강료'와 '그 강사의 팬층 규모'로 옮겨갔다. 같은 과목의 강사들 사이에선 이제 수강료 인하 경쟁보다는, 누가 더 많은 학생의 팬심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된 셈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쟁 속에서 굿즈는 강사가 기존 학생층을 유지하고 새로운 학생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특정 강사의 팬이 된 학생은 그 강사의 강의를 계속 듣고, 매 시즌 새로 나오는 굿즈를 구입함으로써 팬으로서의 소속감을 확인한다. 아이돌 팬들이 앨범을 예약 구매하고 굿즈를 수집하는 방식과 정확히 일맥상통한다. 강사도 아이돌처럼 '즉시성', '신상품', '한정판'이라는 아이콘을 통해 팬의 욕망을 자극하고 있는 것 아닐까.
가장 주목할 점은 이런 현상이 성인 수험생에게서도 나타난다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에 따르면, 수험생 중에는 강사에게 직접 굿즈를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고등학교 재학생이나 20대 초반 수험생이야 연령대 특성상 그럴 수 있지만, 사십대 이상의 성인이 공시를 준비하면서도 강사를 마치 연예인처럼 따르는 문화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다 큰 공시생이 강사를 연예인화 한다"는 비판 섞인 표현이 나오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실제로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 다양한 목소리가 섞여 있다. 미성년 학생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미 성인인 수험자가 강사 굿즈에 열광하는 문화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한편 수험 시장의 경쟁이 이 정도로 심해졌으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입장도 있고, 교육의 장이 연예 산업과 흡사해지는 건 분명 이상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 공시 준비 과정에 대해 들어보면, 최근 학생들의 강사 선택 기준이 예전과 크게 달라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단순히 좋은 강의를 찾는 것을 넘어, '그 강사와의 관계 깊이'를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현상의 근저엔 공시라는 시험 자체의 특수성이 있다. 수험 기간이 길고 준비 과정이 고강도일수록, 학생들은 강사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를 높인다. 강사는 단순한 교육자를 넘어 '멘토', '정신적 버팀목', 나아가 '팬의 대상'으로 변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좋은 강의에 감사해서 굿즈를 받고 싶어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강사가 그것을 의도적으로 마케팅 시스템으로 체계화하는 순간, 교육 관계는 팬덤 관계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한 두 개 학원의 일탈이 아니라 전체 시장의 흐름이 되어버린 만큼, 이것이 과연 수험 시장의 건강한 모습인지를 묻는 목소리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 원문 발췌
성인 대상으로 강사 홍보 기념품(티셔츠, 키링 등) 만들어서 주는 마케팅도 웃기지만, 대놓고 굿즈를 강사에게 요구하는 수험생도 있네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