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를 본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재밌기는 한데... 뭔가 자꾸만 떠도는" 영화라는 것이었다.

어떤 영화를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평가할지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리뷰어의 의견이 흥미로웠는데, 재밌는 영화는 두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호기심이 끝까지 유지되는 영화다. 다음 장면을 예측하기 어렵고, 흐름을 따라가면서 "어? 이게?" 하는 놀라움이 계속되는 경험을 말한다. 둘째는 관람 후에도 계속 생각의 여지가 남아서 다시 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영화다. 처음 놓친 디테일을 발견하고, 복선의 의미를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층위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을 뜻한다.

호프는 첫 번째 조건을 충분히 만족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을 벗어나는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관객의 주의를 놓지 않는다. 영화관을 나오는 순간까지 "다음은 어떻게 될까" 하는 긴장감으로 관객을 묶어둔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번째 조건은 복잡해 보인다. 결말을 본 후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래서 이 영화의 주제가 정확히 뭐였지?" 하는 의문이 든다. 감독이 궁극적으로 전달하려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또는 영화 전체를 꿰뚫는 통일된 질문이나 철학이 있었는지 명확하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히려 이 모호함이 흥미로워서 다른 관객들의 해석을 찾아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여기서 *** 감독의 전작 곡성이 떠오른다. 곡성은 개봉한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음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전히 해석과 분석이 계속되는 영화다. 관객마다 결말을 다르게 읽고, 숨겨진 복선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면서 집단적 담론이 형성돼 왔다. 이런 의미에서 호프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본 건가" 하고 후기와 분석글을 찾아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은 중요한 신호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결말을 "열어 두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곡성처럼 "다시 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호프에서는 그렇게 강렬하게 발동되지 않았다는 점인 것으로 보인다. 첫 관람에서의 서사 흡입력과 심리적 긴장감은 훌륭했지만, 복선과 상징이 촘촘하게 짜여서 재해석의 여지가 풍부한 구조는 아니었을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또는 감독이 "열린 결말"을 설계한 방식이 곡성과는 다를 수도 있다. 같은 기준으로 두 영화를 직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종적으로 호프는 "반드시 한 번은 봐야 할 영화"이면서도 "꼭 다시 봐야겠다고 느껴지는 영화"는 아니라는 평가로 정리된다는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 평가라기보다는, 영화의 재미가 지향하는 지점이 다르다는 의미로 봐야 할 것 같다.


📌 원문 발췌

영화 주제가 무엇인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결말을 보고 후기를 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곡성을 만든 감독 답네요.

원본 출처: 딴지일보 자유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