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에서 여전히 '이게 왜 이렇게 인기 있는 거지?' 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었다고 한다. 첫 회는 별다른 감흥 없었고, 두 번째 회까지도 그 매력을 느낄 수 없었던 모양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개노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외면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정확히 언제부터였을까. 중반을 넘어서면서 화면 속 이야기가 한 겹씩 무언가를 쌓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치 물이 천천히 고여 가는 것처럼, 주인공의 삶 속 작은 순간들이 모여 깊이를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가면 갈수록 눈물 없이는 못 봤다'는 그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던 모양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은 화는 한 번에 몰아서 봤다고 한다. 밥을 먹을 시간도 미루고, 자는 것도 잊고.
이 반응은 흥미로운 지점을 가리킨다. 왜냐하면 한국 드라마 시장에는 오랫동안 먹혀온 패턴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재벌 집안의 세습 투쟁, 불태우는 불륜 관계, 복수의 불길 — 이런 요소들이 수십 년간 시청률을 좌우해왔다. 방송국도 제작진도 배우도 그 공식을 따르고, 시청자들도 무의식중에 그것을 기대하는 눈으로 화면을 켜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이 드라마처럼 잔잔한 가족 서사, 작고 소중한 일상 속 감정에 집중하라고 하면 처음엔 밋밋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시청자의 시선 자체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으니까.
이런 '초반 이탈' 패턴은 커뮤니티에서도 드물지 않게 등장한다고 한다. 2화 또는 3화까지만 보고 '별로다' 하면서 떠나버린 시청자들의 글도 많다. 하지만 그 중 일부가 나중에 돌아와 완주를 마친 후 남긴 후기는 대체로 깊은 감동과 뒤늦은 후회가 섞여 있다. 그들이 처음엔 노잼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사실은 천천히 마음을 녹이는 시간이었다는 걸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구조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초반 몇 회는 속도감 있는 전개를 기대한 시청자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 주인공의 과거, 가족 관계, 따뜻했던 추억들이 차곡차곡 드러나는 과정은 재벌 암투나 불륜 삼각형만큼 즉각적인 자극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 조용한 누적이 폭발적인 감정으로 변한다. 화면 밖의 시청자도 함께 무너진다.
완주를 마친 후 이 시청자가 남긴 한 마디는 간단명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 계시는 가족들을 소중히 해주시기'. 겉으로는 가볍게 들리는 조언 같지만, 그것은 드라마가 이 모든 화의 누적을 통해 전하려던 메시지였다. 자극적인 스토리가 주는 카타르시스, 그 분노와 희열의 순간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조용히, 물 스며드는 것처럼 내려앉는 감정의 여운이 남기는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그게 이 드라마가 '자극의 시대'에 역행하며도 찾아낸 강점이 아닐까.
📌 원문 발췌
고아로 자라써서 그런가 2화까지는 별 감흥없이 봤네요. 가면 갈수록 눈물 없이는 못 보겠더군요.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