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군번으로 최전방 GP 복무를 했던 한 병사가 DMZ 산불을 직접 경험한 사연을 나눴다. 그 사건은 국방정책 논의에서 자주 언급되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으로 병력 부족을 메울 수 있다'는 주장의 틈을 드러낸다.
불길이 번져 나갔을 때, GP 인원 전원이 철수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글쓴이 부대는 화재 진압과 지원 임무에 투입되어 가족에게 상황을 알릴 수 없는 상태로 나흘을 보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후방에서 약 3,000명의 추가 인원이 올라왔지만, 불길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들리던 소리는 지뢰가 불에 터져 나가는 음향뿐이었다고 한다.
가장 주목할 점은, 그 4일 동안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완전히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산불의 연기와 열기로 감시 카메라 화면은 아무것도 포착할 수 없었다. 평소 철책과 전방을 지켜오던 카메라가 가장 위험한 바로 그 순간에 눈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불의 출처를 명확히 파악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병사들 사이에서는 북한 쪽에서 불이 타고 넘어온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나돌았다고 한다. 글쓴이는 이 순간의 느낌을 생생히 기록해두었다. 불을 끄느라 지쳤고, 감시 장비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그 순간에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밀려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현재의 병력 감축 정책 논의와 겹치는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정책가들이 자주 제시하는 "AI와 과학화 시스템이 부족한 병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 — 그 한계가 이 산불 사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는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의 분석은 명확하다. AI가 경고를 보내고 카메라가 영상을 전송하더라도, 장비가 마비되는 순간에는 결국 사람이 직접 나가 눈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불을 끄는 것도, 철책을 확인하는 것도, 침투 여부를 수색하고 지역을 통제하는 것도 모두 인간의 손발이 필요하다. 과학화 시스템이 병력을 대체하는 전력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만 병력을 보조하는 도구라는 취지다.
다만 글쓴이는 AI와 과학화 시스템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책의 방향인 것으로 보인다. 병력 감축 결정과 동시에 부대 구조, 간부 인력, 예비전력, 동원계획과 무인체계를 장기간 일관되게 준비했어야 한다는 지적으로, 구조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방 편제 방향이 흔들렸다. 지휘관 자리와 부대 편성은 유지되면서, 실제 현장에 배치되는 병력만 계속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 공백을 감당하는 부담은 장성이나 정책 입안자가 아니라 일선의 개별 병사와 초급간부에게 고스란히 내려간다는 것이 글쓴이의 증언인 것으로 보인다.
전역 당일, 부대는 선임들을 예정대로 보내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적인 전역식 사진처럼 깨끗한 전투복과 환한 표정은 없었다. 선임들의 전투복은 4일간의 산불 속에서 불씨에 타고, 나뭇가지와 장비에 걸려 찢어져 있었다. 나흘간 거의 잠을 자지 못해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글쓴이가 직접 본, 그것이 최전방의 진짜 모습이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받들어 총." 그것이 전역 당일까지 불을 끄며 노고하던 병장 선배에게, 일병이었던 글쓴이가 할 수 있었던 경의의 표현이었다. 카메라가 눈을 잃었을 때 전선을 지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현실이 그렇게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 원문 발췌
산불의 연기와 열기 때문에 감시카메라 화면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철책과 전방을 감시하던 카메라가 정작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는 눈의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원본 출처: 클리앙 모두의공원